“김밥 35줄 싸게 급매해요” 노쇼 뒤통수 맞은 자영업자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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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소송 걸 수 있지만 실효성 의문
노쇼 연간 피해 규모 최소 8조 추산

"김밥 팔아 얼마 번다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매업종의 경영난이 악화하는 와중에 이른바 '노쇼(No-Show: 예약 부도)' 고객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의 고충이 심화하고 있다. 고객이 계획 변경이나 단순 변심 등의 이유로 예약을 취소하면 그 피해는 오롯이 업주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최근 더쿠, 클리앙, 이토랜드 등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도 비슷한 사연이다.
이토랜드
이토랜드

김밥집을 꾸려가는 A씨는 최근 손님 B씨로부터 "김밥 35줄 포장해달라"는 예약 전화를 받았다. A씨는 주문대로 음식을 준비했지만, 약속 당일 B씨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몇 시간씩 주인을 기다리던 김밥이 쓰레기통으로 이동할 판.

고민 끝에 A씨는 지역 중고거래 어플을 통해 한 줄에 3500원짜리 김밥을 2000원에 판매했다.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자영업자만 호구네", "35줄 ㅎㄷㄷ", "저 정도면 계약금이라도 받았어야", "고소할 수 있지만 번거로우니 포기해야" 등 안타깝다는 반응이었다.


B씨의 행동은 이른바 노쇼에 해당한다. 노쇼란 예약을 해놓고 약속 시간이 지나도록 연락 없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주로 예약제 식당이나 대리기사, 택시 기사 등이 노쇼를 겪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엔 분식집이나 빵집 등 작은 음식점에서까지도 노쇼족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셔터스톡
셔터스톡

노쇼 사례를 법적으로 따져보면 어떻게 될까.

아직 노쇼 고객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국내 사례는 없다. 그러나 고객의 노쇼는 부당한 계약 파기에 해당하기에 식당 주인은 민법의 일반 원칙에 따라 고객에게 민사책임을 물을 수 있다.

다만 손해배상액의 산정이 매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노쇼와 관련해 실제 소송까지 이어진 사례는 거의 없다.

법적 장치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 ‘소비자 분쟁해결 기준 개정안’을 도입, 주문 예약받을 때 고객에게 ‘예약보증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는 예약 시간이 임박했을 때 취소하거나 예약한 시간에 아무런 연락 없이 나타나지 않으면 예약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예약보증금 제도는 강제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영세 자영업자들이 실질적으로 보증금을 받을 수단이 마땅치 않고, 보증금 제도를 적용하면 오히려 예약이 줄어들 우려가 있어 유명무실한 제도로 남게 됐다.

한편 과거 통계이긴 하나 노쇼의 사회적 피해 규모를 분석한 자료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5년 식당, 병원, 미용실 등 5대 서비스 업종의 연간매출액과 예약부도율을 활용해 추산한 결과 노쇼가 연간 8조2780억원의 생산손실, 3조3110억원의 부가가치손실, 10만8170명의 고용손실을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노쇼가 소비자의 손실로 돌아가지 않아 생산자, 나아가 사회적 비용으로 확대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