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에서 허가한 뮤지컬...'미녀와 야수' 벨 역할에 캐스팅 된 배우
2021-12-18 15:10
add remove print link
미국 뉴욕주 올니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인 '미녀와 야수'
성소수자 흑인 배우가 캐스팅된 '미녀와 야수' 벨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주인공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매체 MSNBC는 새로운 벨이 탄생했고, 기존의 기준을 전부 허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 메릴랜드에 있는 올니 극장에서 디즈니의 '미녀와 야수'가 지난달 5일부터 내년 1월까지 상영 중이다.
'미녀와 야수'의 여주인공 벨 역할에는 배우 제이드 존스가 캐스팅됐다. 그는 스스로를 '성소수자이고, 유독 덩치가 큰 흑인 여성'이라고 묘사한다.

미국 브로드웨이 연극상인 토니상 후보인 감독 마르시아 밀그롬 닷지는 처음부터 제이드 존스를 염두에 두고 무대를 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존스의 무대를 보고 어린 흑인 소녀들이 '벨이 맞나요?'라고 소리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어린 소녀들이 그들이 공주가 되는 꿈을 크게 꿀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 공연은 제작권을 정식적으로 허가받았기 때문에 원작을 정확하게 공연하는 데에 동의됐다. 다만 감독과 출연진은 원작을 창의적으로 해석했다. 닷지 감독은 "동화적인 언어로 말하고 있지만, 우리는 대본을 동시대 렌즈로 새롭게 봐야 했다. 현대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것은 모두 '벨'에게서 나온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디즈니 '미녀와 야수'의 시나리오 작가 린다 울버튼은 이미 처음부터 '벨' 공주는 기존의 공주들과 다르다고 밝혔다. 벨은 활동적이고, 책을 읽고, 아버지를 돌보는 역할이었다. 더 이상 성 안에 갇혀서 누워만 있는 공주가 아니었다.
맹렬하고, 똑똑한 벨 옆에는 맹렬하고 똑똑한 야수가 필요했다. 그 역할에는 암으로 다리 한쪽을 잃은 배우 에반 루기에로가 캐스팅됐다.

디즈니의 원작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그 느낌에서 벗어나는 데에는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제작사는 과연 이게 돈이 될지 현실적으로 고민하기도 했다.
이에 올니 극장의 커뮤니케이션 및 마케팅 담당자 조슈아 포드 이사는 "반응과 제작이 우리 관객들과 그 너머에 얼마나 강하게 반향을 불러일으킬지에 압도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IAMBEAUTY(아이엠뷰티)' 소셜 미디어 캠페인을 운영했고, 주인공 제이드 존스는 나흘 만에 많은 SNS 팔로워를 얻었다고 알렸다.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암스테르담 등에 살고 있는 여성들은 존스에게 '당신은 전 세계 여성을 위한 혁명을 시작하고 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다만 국내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원작을 너무 벗어난 미스캐스팅이라는 지적도 따르고 있다. 이들은 "충격적이다", "디즈니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등 반응을 보였다.
앞서 '인어공주' 실사 영화에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가 캐스팅된 후 쏟아졌던 반응과 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