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천재'였던 박주영, 결국 최저연봉 받고 울산행… 근데 최저연봉이 얼마?
2022-01-1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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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행선지 울산현대에 연봉 백지 위임
홍명보 감독 “연봉 부담없어 영입 가능”

박주영은 현재 계약서에 사인만 남은 상태다. 그는 미국에 있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 후 최근 귀국했다. 이번 주 자가격리가 풀리는 대로 메디컬테스트 등 행정적인 절차를 마치면 '울산 선수'가 된다.
연봉 등 계약과 관련한 제반 사항은 울산과 구두 합의를 끝냈다. 박주영이 먼저 자존심을 버렸다. 구단이 제시한 '최저 수준의 연봉'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최근 뉴스1과 전화 인터뷰에서 "모든 계약 조건을 우리 팀에 백지 위임한 상태"라며 "영입하는 데 있어 연봉 부담 없이, 팀이 필요한 조건에 맞게 데려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제 축구 팬들의 시선은 계약서에 적힐 액수로 향한다. 인터넷에선 박주영의 예상 연봉 규모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신인급 연봉까진 아닐 거고 중고참 중 제일 낮은 수준일 듯", "최저 연봉이 국대(국가대표) 경력급 선수들 기준일 가능성이 커 1억원 초반대일 듯" 등 추측을 쏟아냈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엔 박주영의 연봉 수준을 추정한 유머성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는 최저 연봉을 최저 시급으로 계산했다. 올해 최저 시급은 시간당 9160원. 지난 시즌 박주영의 출전 시간은 891분(약 15시간)이었다.
올 시즌 출전 시간을 이 정도로 가정하면 박주영의 2022시즌 연봉은 13만7400원(9160원X15시간)이 된다는 우스갯소리다.
K리그에서 박주영의 연봉 백지 위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 알샤바브를 떠나 서울로 복귀할 때였다. 당시 서울은 계약기간을 3년이라고 밝혔지만, 연봉을 포함한 구체적인 계약조건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이재하 서울 단장은 "연봉을 밝힐 수 없지만 거의 백의종군 수준"이라고 말해 낮은 연봉 수준을 짐작하게 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서울에서 뛴 박주영은 2008년 프랑스 프로축구 AS모나코로 진출했고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 등을 거쳐 2015년 서울로 복귀했다. 11시즌 간 서울에서 뛰며 총 314경기에서 90골 32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1시즌에는 정규리그 17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쌓지 못했고, 지난해 9월 안익수 감독이 서울에 부임한 이후로 출전 기회는 더 줄어들었다. 시즌을 마친 뒤 서울은 박주영에게 유스팀 지도자로서 동행할 것을 제안했지만, 현역으로 뛰기를 원했던 박주영은 이를 거절했다.
울산 사령탑인 홍명보 감독과 박주영은 축구 대표팀에서 사제의 연을 맺은 바 있다.
박주영은 2012년 홍 감독이 이끄는 런던올림픽 축구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합류해 한국의 올림픽 동메달 획득을 이끌었고, 2014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함께 했다.
박주영은 한때 축구 천재로 불렸다. 그가 2004년 아시아청소년(20세 이하)선수권에서 혼자 6골을 넣었고, 2005년 카타르친선대회에서 9골을 작렬시키며 득점왕과 MVP(최우수선수)를 차지했을 때 한국인들은 천재가 등장했다며 환호했다. 서울에 입단한 첫 해 18골-4도움으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해외 이적 후 추락했다. 해외에서 뛸 때 꼼수로 병역을 연기한 게 아니냐는 의혹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