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과문만 달랑… 분노한 국민 “정몽규 나와라”
2022-01-1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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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행태에 누리꾼들 분노 폭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앞두고 정몽규 책임회피?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 외벽 등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 재개발 철거 작업 중 건물 붕괴 참사가 일어난 광주 학동4구역의 시공사였다는 점에서 충격을 안겼다. 학동 참사로는 17명이 죽거나 다쳤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붕괴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피해자들과 광주시민에게 사죄의 뜻을 전하며 실종자 수색·구조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12일 오전 10시 광주 서구 화정동 사고 현장 소방청 사고대책본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행한 사고로 인해 피해를 보신 실종자분들과 가족분들, 광주 시민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린다”고 했다.
그는 “실종자 수색과 구조가 급선무다. 소방본부, 국토교통부, 광주광역시, 서구청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실종자 수색에 만전을 기하겠다.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조치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과에 진정성이 담겨 있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유 대표가 사과문만 달랑 읽고 자리를 뜨려고 하자 실종자 가족으로부터 거센 원성을 들었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페이스북에서 “시민 분노가 큰데 HDC현대산업개발은 사과문 한 장만 달랑 발표했다”고 분노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책임 회피에 급급하는 모습은 다른 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공사 기간을 무리하게 단축하려고 서둘러 공사한 것이 사고 원인이라는 지적이 현장 관계자로부터 나오자 HDC현대산업개발은 보도자료를 배포해 “공기가 지연돼 서둘러 공사했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공기보다 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던 상황이라 공기를 무리하게 단축할 필요가 없었다. 공사계획에 맞춰 공사가 진행되었으며, 주말에는 마감공사 위주로 안전하게 공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의 모습이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사과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 광주 학동 참사 때 정 회장은 현장을 직접 찾아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유병규 대표 사과 땐 이 모습마저 보이지 않았다.
정 회장은 학동 참사 이후 불법 하도급 사실을 부인하며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안전 강화를 위한 후속 조처를 하지 않은 까닭에 이번 붕괴 사고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비등함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누리꾼들은 경영진을 포함해 위아래를 가리지 않는 엄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학동 참사 때 죽거나 다친 사람은 17명. 그럼에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9명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을 제외한 나머지 8명은 모두 하도급업체 관리자나 재하도급업체 대표 등이었다. 이 때문에 하급 관리자와 하도급업체만 사고 책임을 떠맡는다는 비난이 불거졌다. 건설업계 ‘무책임 경영’의 구조를 뜯어 고쳐 대형 참사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라도 HDC현대산업개발을 포함한 그룹 경영진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또 급락했다. 13일 오전 9시30분을 기준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전날보다 5.04% 하락한 1만9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 하락폭이 심상찮다. 전날 이 회사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9.03% 떨어진 2만85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