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엔 베트남에 진다” 9년 전 중국 축구 레전드의 '노스트라다무스 예언'
2022-02-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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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즈이, 2013년 태국전 역사적 대패 후 고언
홍콩 언론 “판즈이 예측 방향으로 상황 전개”

중국 축구 대표팀이 설날 열린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에 참패하자 중국 팬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이 와중에 소환된 중국 축구 레전드가 있다. 바로 판즈이(52)다. 9년 전 중국이 홈에서 태국에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을 때 그가 내뱉은 고언(苦言)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홍콩 매체 인포메이션 카페(資訊咖)는 1일(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중국-베트남전을 앞두고 판즈이의 과거 일갈을 재조명했다.
판즈이의 예언은 2013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국은 안방에서 열린 태국과의 평가전에서 1-5 패배의 수모를 겪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5위 중국이 142위 태국을 만나 홈에서 대패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중국은 정예 A대표팀인 반면 태국은 23세 이하의 젊은 올림픽 대표 선수들이 나선 터라 충격파는 더 컸다.
화를 참지 못한 축구 팬 수백여 명이 중국 대표팀 버스를 둘러싸고 "대표팀을 해체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급기야 사령탑이던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감독은 사태 책임을 지고 퇴출됐다. 카마초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 스페인 대표팀을 이끈 명장 출신이다.

경기 후 판즈이는 방송에 출연해 "이대로 가면 중국 축구는 베트남에 진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매체는 이때의 판즈이 명언(?)을 환기한 것이다.

판즈이는 현역 시절 하오하이동과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축구 스타였다. A매치 106경기에 출전해 17골을 넣는 등 준수한 활약으로 홍명보(한국) 등과 더불어 동아시아 최고 수준 선수로 평가됐다. 크리스털 팰리스·카디프 시티 등 잉글랜드 무대에서도 뛰었다.
인포메이션 카페는 '태국이 중국 팀을 5-1로 이겼는데 우리라고 못 하겠느냐'라는 베트남 매체 24시(24h) 보도를 주목하면서 "(월드컵 최종예선이) 판즈이가 예측한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이 (과거 태국처럼) 5-1로 승리하진 못하더라도 충분히 중국 대표팀을 격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리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