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초월한 우정…고다이라 추락에 이상화가 보인 반응, 일본까지 울렸다

2022-02-14 07:58

add remove print link

오랜 시간 우정을 쌓아온 이상화-고다이라 나오
이상화, 고다이라 성적 하락에 눈물로 위로

대한민국 스피드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이상화가 일본 대표팀 고다이라 나오에게 눈물로 격려를 보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입니다 / 연합뉴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입니다 / 연합뉴스

고다이라 나오(36)는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38초 09를 기록하고 전체 17위에 이름을 올렸다.

KBS 스피드스케이팅 해설로 나선 이상화는 이날 부진한 성적을 거둔 고다이라를 보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상화는 고다이라가 속력을 내지 못하자 "따라가 줘야 한다"라며 온 마음을 다해 그를 응원했다. 하지만 끝까지 아쉬운 모습을 보인 고다이라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면서 "무거운 왕관의 무게를 이겨낼 줄 알았는데 심리적 압박이 컸던 것 같다"라며 눈물을 삼켰다.

고다이라 나오(일본·36) / 이하 뉴스1
고다이라 나오(일본·36) / 이하 뉴스1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이상화는 이날 고다이라의 경기에 대해 "나오(고다이라) 선수 첫 스타트와 반응 속도가 좋았다. 중간부터 흐름이 끊기면서 상위권에 들지 못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동안 제가 보지 못했던 나오 선수의 모습을 봐서 힘들었다"라며 "(고다이라가) 저에게 제가 했던 것처럼 2연패를 꼭 하고 싶다고 했고 저도 그 친구에게 용기를 줬다. '너는 영원한 챔피언'이라는 얘기를 해줬다"라고 말하며 우정을 과시했다.

고다이라는 경기가 끝난 후 자신의 아쉬운 성적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을 차지한 미국 대표팀 에린 잭슨(30)에게 축하를 건네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이상화는 이런 고다이라의 모습에 "여전히 인간성이 좋다. 힘들어도 남을 챙기는 모습을 보라"며 "아직 1000m 시합이 남았으니 남은 경기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라고 응원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에린 잭슨(미국·30)을 축하하는 고다이라 나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에린 잭슨(미국·30)을 축하하는 고다이라 나오

고다이라도 일본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 정도로 자신에게 실망한 경기는 이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이상화가 대회 전 메시지를 보냈다. 이번 시즌 전반기에도 계속 메일을 보내줘 마음이 든든했다. 항상 '너는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몇 번이고 보내줬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에 일본 언론도 이들의 우정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일본의 다수 언론들은 끝까지 서로를 응원하며 용기를 북돋아준 두 사람에게 박수를 보냈다. 일본인들도 트위터 등 SNS에서 오랜 시간 친분을 이어온 이상화와 고다이라에 감동을 전했다.

이상화와 고다이라 나오의 우정을 보도한 일본 언론들 / 야후 재팬
이상화와 고다이라 나오의 우정을 보도한 일본 언론들 / 야후 재팬

앞서 고다이라는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고다이라는 당시 36초 94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올림픽 3연패를 노리던 이상화를 저지했다.

이에 고다이라는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던 이상화에 따뜻한 위로를 건네며 한국과 일본 양국에 깊은 울림을 주기도 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 후 이상화를 위로하는 고다이라 나오 / 뉴스1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 후 이상화를 위로하는 고다이라 나오 / 뉴스1
home 이설희 기자 story@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