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 67호] 상영시간 26분, 관람료 5000원… 내일(23일)부터 CGV에서 정말 특이한 영화가 상영된다

2022-02-2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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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스가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버린 이유
제품의 기능보다 브랜드의 이미지를 어필하는 것이 더 효과적

CGV 극장에서 관람하는 숏폼 콘텐츠

숏폼 콘텐츠가 여기까지 진출했다. CGV가 영화업계 최초로 극장에서 숏폼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소식이다. CGV의 숏폼 콘텐츠는 ‘C숏’이라는 이름을 가졌으며, 짧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했다고 한다.

유튜브 ‘가나쌍둥이’, ‘땡깡’, ‘빵먹다살찐떡’
유튜브 ‘가나쌍둥이’, ‘땡깡’, ‘빵먹다살찐떡’

숏폼 영상 콘텐츠는 가볍고 짧지만 임팩트를 가지고 있어 Z세대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숏폼 콘텐츠만으로 인기 반열에 오른 크리에이터도 있을 정도다.

숏폼 콘텐츠는 주로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 SNS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 확산이 빠르지만 그만큼 휘발성도 높은 SNS가 짧고 가볍게 즐기는 숏폼 콘텐츠에 알맞은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그런 숏폼 콘텐츠를 두세 시간 분량의 영상을 다루는 극장에서 상영한다니, 너무 실험적인 시도가 아닐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CGV가 선보일 숏폼 콘텐츠는 과연 어떤 것일까?

CGV
CGV

CGV가 C숏 콘텐츠로 처음 선보이는 영화의 정체는 걸그룹 에이핑크의 10주년을 기념하는 ‘에이핑크 스페셜 무비: 혼(Apink SPECIAL MOVIE: HORN)’이다. 러닝 타임은 26분이다. 영화에는 에이핑크의 공연 준비 과정과 공연 장면, 그리고 스페셜 앨범에 대한 이야기와 팬들에게 전하는 인터뷰까지 담겼다고 한다.(CJ 보도자료 페이지)

‘에이핑크 스페셜 무비: 혼’은 오는 23일부터 전국 26개의 CGV 극장에서 상영을 시작한다. 티켓 가격은 숏폼 콘텐츠임을 고려한 5000원으로 책정됐다.

CGV는 이번 ‘에이핑크 스페셜 무비: 혼’을 시작으로 C숏 콘텐츠 영화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CGV의 C숏 콘텐츠를 시작으로,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시몬스가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버린 이유

최근 시몬스가 특이한 광고 영상으로 네티즌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영상을 먼저 확인하자.

유튜브 ‘simmonskorea’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의 광고지만 상품이 등장하지 않는 이례적인 영상이다. 시몬스의 제품은커녕 침대가 연상되는 그 무엇도 등장하지 않는다. 오직 감각적인 디지털 아트와 편안한 자연의 소리, 그리고 시몬스의 로고만이 존재한다.

시몬스는 이미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라는 시그니처 카피를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다. 시몬스가 이렇게 유명한 카피를 포기하고 파격적인 광고를 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유튜브 ‘simmonskorea’
유튜브 ‘simmonskorea’

시몬스의 광고 영상은 ‘묘하게 만족스러운 영상’이라는 뜻의 OSV(Oddly Satisfying Video) 요소를 차용했다. 한때 유행했던 ASMR 영상이 청각적인 만족감을 준다면, OSV는 주로 시각적인 만족감을 안긴다. 맑고 깨끗한 분위기를 가진 OSV는 코로나19로 지친 사람에게 힐링감도 선물한다. 시몬스는 OSV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편안하고 힐링할 수 있는 브랜드임을 어필하는 것이다. 게다가 OSV는 힙한 감성을 좋아하고, 제품력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더 선호하는 Z세대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특히 타 브랜드 광고와 함께 있을 때 OSV 광고는 더욱 빛을 발한다.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TV 광고는 보통 다양한 볼 거리와 사운드가 역동적으로 쏟아져 나온다. 반면 시몬스 광고는 정적인 요소를 가졌기 때문에 타 광고와 대비되는 효과를 누리며 오히려 눈길을 사로잡는다. 에디터도 TV 중간 광고 시간이 되면 보통 딴 짓을 하는데, 시몬스의 광고 영상은 멍 때리며 끝까지 시청하곤 한다.

유튜브 댓글 캡처
유튜브 댓글 캡처

시몬스의 광고를 접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에디터와 같았다. 네티즌들은 시몬스의 유튜브 영상에 댓글로 “뭐지? 하면서 멍 때리며 보게 된다”, “왠지 모르게 힐링된다”, “진짜 감각적이다”, “1시간 반복 재생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등 호평을 이어갔다.

시몬스 공식 인스타그램
시몬스 공식 인스타그램

시몬스의 ‘NO 침대’ 브랜드 전략은 이 뿐만이 아니다. 시몬스는 침대가 없는 팝업스토어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를 오픈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시몬스의 그로서리 스토어는 다양한 식료품과 한정판 굿즈를 판매했으며,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SNS에서 힙한 장소로 입소문을 타며 핫 플레이스로 등극했다.

시몬스가 이렇게 특이한 길을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제품의 기능보다 브랜드의 이미지를 어필하는 것이 브랜딩에 더 효과적인 시대가 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즉, 당장의 상품 구매 유도가 아닌 장기적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몬스의 행보가 앞으로 기업의 브랜딩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까.

뉴욕 패션 위크에 등장한 AI 패션 디자이너

지난 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 패션 위크’에 AI 아티스트가 깜짝 데뷔했다는 소식이다. 소식의 주인공은 바로 LG그룹의 AI 휴먼 ‘틸다(Tilda)’다.(LG 보도자료)

이하 LG 보도자료 홈페이지
이하 LG 보도자료 홈페이지

틸다는 LG AI연구원에서 구현한 AI 휴먼이다. 그 동안의 AI는 주로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한 텍스트 콘텐츠 창작에 활용됐지만, 시각적 분야에서 창작 활동을 펼친 사례는 틸다가 최초라고 한다.

또한 틸다는 지금껏 SNS 상에서 화제가 됐던 가상 인플루언서와 다르다. 가상 인플루언서의 이면에는 실제 사람이 있지만, 틸다는 학습을 통해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어 사람의 도움 없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사람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것이 틸다가 어엿한 AI 패션 디자이너로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이유다.

틸다는 이번 뉴욕 패션 위크에서 박윤희 디자이너와 협업해 ‘금성에서 핀 꽃’을 모티프로 디자인한 의상을 선보였다. 틸다는 “무엇을 그리고 싶니?”, “금성에 꽃이 핀다면 어떤 모습일까?” 등의 질문에 스스로 생각하며 새로운 이미지를 창작했으며, 박윤희 디자이너가 여기에 디테일을 더해 의상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이번 F/W 컬렉션을 구성한 200여 개의 의상은 틸다가 창작한 3천 장이 넘는 이미지와 패턴을 기반으로 제작됐다고 알려졌다.

틸다는 ‘금성’을 테마로 한 이번 컬렉션을 통해 기후 변화의 위기에 대한 메시지도 전달했다. 틸다는 본인의 창작물에 “지구의 환경 파괴가 계속된다면 언젠가 지구도 금성처럼 생명체가 살 수 없는 곳이 될 수 있다”라는 엄중한 메시지를 담았다. 하지만 동시에 아직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꽃’을 통해 전달했다고 LG 측은 설명했다.

틸다는 이번 뉴욕 패션 위크를 마무리하고 앞으로 친환경 패션 브랜드 론칭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메타버스에서 Z세대와 지속적인 소통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영향력 있는 패션 아티스트로 데뷔해 인간에게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틸다의 행보를 지켜보자.

home 허주영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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