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문제를 대놓고 그린 작품, 드디어 베일 벗었다 (영상)

2022-02-2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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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석(김혜수)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
22일 개최된 넷플릭스 '소년심판' 온라인 제작발표회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촉법소년 법령 이슈를 다룬 넷플릭스 '소년심판'이 베일을 벗었다.

(왼쪽부터) 김무열 김혜수 홍종찬 감독 김민석 작가 이정은 이성민 / 이하 넷플릭스 제공
(왼쪽부터) 김무열 김혜수 홍종찬 감독 김민석 작가 이정은 이성민 / 이하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새 시리즈 '소년심판'이 22일 온라인 제작발표회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홍종찬 감독과 김민석 작가, 배우 김혜수 김무열 이성민 이정은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소년심판'은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김혜수 분)이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소년범죄와 그들을 담당하는 판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는 형벌이 아닌 보호 처분을 받게 되는 촉법소년 법령 이슈를 다룬 드라마다. 위험 수위에 도달한 청소년 범죄, 이를 둘러싼 어른들과 사회의 책임에 대해 그린다.

김무열 김혜수 이정은 이성민
김무열 김혜수 이정은 이성민

이날 홍종찬 감독은 "소년범들의 문제를 뉴스나 매스컴에서만 보다가 이 작품을 보면서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게 됐다.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됐다"며 "어느 하나 소년 범죄의 문제만도 아니고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의 근원적인 문제가 얽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작품으로 보여줄 때 한쪽만 대변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시각으로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민석 작가는 "처음부터 뭔가 거창하게 해야겠다는 마음은 아니었다. 단순하게 법정 드라마를 보는데 변호사랑 검사가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고, 판사님께서 인형같이 그 이야기를 듣는 장면이 있었다. 그걸 보는데 문득 '저 판사님도 여기 오기까지 어떤 기록을 보고 고민을 하고 여기까지 오셨을 텐데 저 삶은 어땠을까, 판사님의 이야기를 해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집필 계기를 공개했다.

넷플릭스 '소년심판' 스틸
넷플릭스 '소년심판' 스틸

조사를 통해 소년부 판사의 존재를 알게 된 김민석 작가는 4년여 동안 전국 각지의 소년원, 청소년 회복센터, 지방법원을 오가며 수십 명을 취재했다. 그는 "이 이야기는 사실 그래야만 했다. 인상 깊었던 건 시설장님들이나 변호사님들이 두 팔 벌려 환영해 주셨던 것"이라며 "보통 취재를 가면 왜곡될까 봐 조심스러워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잘 좀 써주세요'라는 말이 많았다.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객관적으로 다양한 시선으로 보여드려야 한다는 거였다"고 설명했다.

홍종찬 감독은 다른 소년범죄 드라마와 차별점에 대해 "저희 드라마는 소년범죄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다"라며 "얽힌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데 그걸 풀려면 많이 깊숙한 곳에서 풀어야 한다, 어떤 한 가지의 문제만이 아닌데 소년을 둘러싼 가정과 사회, 시스템 근본적인 것까지 관여가 됐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김혜수
김혜수

'소년심판'은 김혜수, 김무열, 이성민, 이정은이 각기 다른 판사로 분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먼저 김혜수가 열연한 심은석 판사는 소년범을 혐오하며 죄를 지었으면 그에 따른 처분을 받아야 한다는 단호한 신념을 가진 인물이다.

김혜수는 "작품을 제안받고 대본을 검토하면서 청소년 범죄와 소년범이라는 예민하고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이런 방식으로 힘 있게 쓸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반가웠다"며 "'소년심판'이 의도한 메시지가 진심으로 시청자들 마음에 닿아서 청소년 범죄나 소년범에 대해 유의미한 고민을 함께 해보는 계기가 된다면 정말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참여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번 작품을 통해 소년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그는 "평소 청소년 범죄 관련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을 준비하고 촬영하면서 현역에서 일하는 판사님들의 진짜 생각, 실제 사례를 접하면서 내가 가졌던 관심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는 사실, 그 관심도 얼마나 편협했는지에 대해 깨닫게 됐다"고 고백했다.

또 김혜수는 "내가 관심이라고 굳게 믿었던 것들은 청소년 범죄를 향한 분노, 안타까움에 대한 정도였다. 판결에 대해 비판만 하는 감정적인 접근을 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소년 법정같은 경우는 업무의 폭이 방대하다. (관계자들이) 얼마나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사회의 역할이라는 게 무엇인가, 소년범을 바라보는 우리의 균형 잡힌 시선이라는 건 어떤 것일까',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김무열
김무열

김무열은 소년들에게 기회를 주는 건 판사들이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준다면 제자리를 찾을 거라는 기대와 믿음을 품고 있는 차태주 판사 역을 맡았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차태주 판사는 엄벌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많지만 기회를 줄 수 있는 것도 판사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 생활을 하면서 자부심을 느끼고 일에 대한 성취감을 느끼는 요소들이 많은데 '소년심판'이라는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나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았던, 알고 있지만 무관심했던 문제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는 걸 알아서 어느 때보다 책임감과 생각이 많아지는 작품이었다"고 출연 소감을 말했다.

이성민
이성민

이성민은 연화지방법원 소년형사합의부 부장판사 강원중으로 등장한다. 이성민은 출연 이유에 대해 "개인적으로 (청소년 범죄가) 낯선 소재는 아니었다"며 "예전에 소년범을 다룬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었고, 그때는 피해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는 형사의 입장으로 소년범 문제에 고민하는 영화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이 문제가 그냥 단순한 문제가 아니구나, 누구의 입장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는 그런 문제구나' 하고 영화 찍으면서 답답했던 기억이 난다"며 "소년심판'에서는 청소년의 범죄 유무를 판단해야 하는 판사 역할을 맡게 돼서 신선했었다. 새로운 인식을 갖고 이 문제에 대해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했다"고 부연했다.

'소년심판'을 통해 달라진 가치관에 대해서는 "이 문제가 저 아이들만의 문제일까, 아직은 성숙하지 못한 미성년자인 아이들의 죄가 순전히 그 아이들만의 책임일까, 어른으로서 어떤 책임감을 가져야 할까, 사회는 어떤 책임감을 가져야 할까, 그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정은
이정은

이정은은 연화지방법원 소년형사합의부 부장판사 나근희로 열연했다. 그는 출연 이유에 대해 "신선한 소재다. 특별한 부분을 건드려서 시대성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이 배우에게는 반가운 일"이라며 "개인적으로도 어른으로서 가장 사회의 중심이 되고 있는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작품을 선택하게 만든 부분이기도 하고 공론화가 되면 좀 더 좋은 제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희망했다.

이어 캐스팅 당시를 회상하며 "사실 내가 너무 귀엽게 생겨서 배역 제의가 올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예전에 인터뷰 사진을 찍었는데 봉준호 감독님이 보고 공화당 당원처럼 생겼다고, 완고해 보인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직업 뒤에 붙는) 사자 돌림이 되는 역할을 맡게 되면 완고한 역할을 맡게 되지 않을까 했다"고 털어놨다.

김혜수
김혜수

'소년심판'은 소년 범죄를 다룬 작품인 만큼 다양한 소년범죄 가해자와 피해자가 등장한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모두 크게 알려지지 않은 신인 배우라고. 김혜수는 "캐스팅된 배우들이 저마다 장점과 임팩트가 있었다. 연기 경험이 전무하거나 아주 미미한 배우들이었는데 참 적절하게 각자의 몫을 해냈다. 연기만으로 모든 현장 스태프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배우도 있었고, 첫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논문을 찾아본 배우도 있어서 굉장히 놀랐다"고 칭찬했다.

이어 "새로운 얼굴의 살아있는 숨소리,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늘 자극점이 있고 즐거웠다. 대부분 처음 보는 배우들이라 판사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 소년범과 피해자, 가해자 가정, 피해자 가정이 실제 인물처럼 와닿는다"고 귀띔했다.

'소년심판' 예고편
'소년심판' 예고편
김혜수  /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김혜수 /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끝으로 김민석 작가는 "한 번도 다뤄지지 않았던 소년범죄, 소년부 판사님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강조했고, 홍종찬 감독은 "10부까지 봐야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라든지 깊은 울림이 시청자들에게 잘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고 시청을 당부했다. 김혜수는 "처음 시작만 함께 하신다면 우리가 의도했든 안 했든 함께 쭉 몰입하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9일 넷플릭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년심판' 공식 예고편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에는 살인 사건을 저지르고도 크게 벌받지 않는다며 자신만만해 하는 청소년 모습이 담겼다. 김혜수가 맡은 심은석 판사는 "보여줘야죠. 법이 얼마나 무서운지. 가르쳐야죠. 사람을 해하면 어떤 대가가 따르는지"라고 소리친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큰 화제작이 돼서 사회적으로 변화를 이끌어냈으면 좋겠다", "워낙 명배우들이라 연기 걱정은 전혀 없겠네요", "진짜 명대사 투성이다", "크게 흥행했으면 좋겠습니다", "진정한 명작이 나오겠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개 전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소년심판'은 오는 2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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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김하연 기자 iamh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