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찍은 어머니가 밉습니다… 중병 걸리면 고이 보내드리겠습니다”

2022-03-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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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대기업 간부, '현대판 고려장' 발상 논란
“의료민영화로 감당할 수 없는 의료비가 이유”

20대 대선에서 노모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했다고 향후 중병 걸리면 수발들지 않고 죽도록 놔두겠다는 대기업 직원이 누리꾼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정치 성향이 다르다고 '현대판 고려장'을 실행하겠다는 불효막심한 아들에게 누리꾼들은 황당함을 넘어 경악하는 분위기다. 아들의 발언이 상식선을 한참 넘은 만큼 '주작'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저도 30 후반 아재입니다'라는 넋두리 성 글이 올라왔고, 에펨코리아 등 다른 커뮤니티로 확산됐다.

보배드림
보배드림

글쓴이 A씨는 "저야 대기업 다니고 있고 아직 애들도 어려서 걱정은 없다. 오늘 하루 동안 속상하겠지만…"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고생은 어찌 보면 20대분들이 하실 거고, 20대 자녀를 두신 5060분들도 고생하시겠다"며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 분들도 곡소리 나올 수도 있다"고 알듯 말듯 한 서론을 읊었다.

게시글의 요점은 여기서부터였다.

셔터스톡
셔터스톡

A씨는 "어머니가 젊을 때 실비(보험)을 안 들어 놓으셔서 병원 한번 가시면 무지하게 돈 나간다"며 "의료민영화로 5년 안에 큰 병이 오시면 저희 5인 가족도 살아야 하니 보내 드리려고 한다"고 선언했다.

노모 병구완을 하지 않을 이유로 그는 정치 성향의 차이를 들었다. A씨는 "어머니가 극우라 저랑 정치색이 맞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어머니가 주권자로서 그에 대한 책임도 받으셔야 한다"고 했다.

그러더니 "이 글을 쓰면서 저 자신이 불효인지 아닌지 갑갑하네요"라고 횡설수설(?)하며 말을 맺었다.

해당 글이 올라온 시점은 지난 11일.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 확정된 그다음 날이다.

극우인 노모는 평소 윤 후보를 지지했고 투표 당일 윤 후보를 찍었을 거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글쓴이는 노모와 정치색이 다르다고 했으니 이재명(더불어민주당) 후보, 심상정(정의당) 후보나 다른 군소 후보를 지지했다는 얘기다. 결국 윤 후보가 대통령이 돼 심기가 불편한 글쓴이의 속내가 전체 맥락에서 읽힌다.

의료민영화로 노모가 중병을 얻으면 (저승에) 보내 드리려고 한다는 얘기도 허무맹랑하다. 의료민영화가 되면 환자들이 부담하는 의료비가 증가해 노모를 돌볼 수 없으니 그냥 세상을 하직하시라는 논리는 팩트 선정부터 잘못된 듯하다.

온라인에서는 윤 당선인이 의료민영화를 약속했다는 글이 올라오지만, 공약집이나 발언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이다. 국민의힘 소속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은 11일 이를 "가짜 뉴스"라고 못 박았다.

패륜(?) 게시글을 접한 한 누리꾼이 "정치 성향이 다르다고 부모님이 큰 병 걸리면 보내드린다고요? 이래서 좌파가 싫다"는 댓글을 달자, A씨는 정색해서 이렇게 반박했다.

"정치 성향이 다르다고 보내드린다는 게 아니죠. 팩트를 체크 좀 해주시죠. 만약 의료민영화로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면 보내 드려야죠. 저는 일절 부모님 도움 없이 현재 위치까지 왔습니다.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은혜 그건 잊지않고 있죠"

30대 후반인 글쓴이는 대기업 차장이나 부장급 간부 직원으로 추정된다.

나름 엘리트라고 할 수 있는 사회인의 삐뚤어진 발상에 누리꾼들은 소름 끼친다는 반응을 쏟아내며 글쓴이를 질타했다. "불효 별 거 있나요. 그냥 의절하세요", "자식들이 그대로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 "의료민영화한다는 근거는 도대체 뭐야?" 등 놀랍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럴 땐 사원증이라도 가리고 인증해야 믿어주는 거다" 등 주작이 의심된다는 댓글도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 뉴스1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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