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특효약은 결혼”... 정호영 복지부장관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 심상찮다

2022-04-1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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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기고한 10년 전 칼럼 재주목
“결혼과 출산이 애국” 등 발언 논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 10년 만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 지역 일간지에 기고했던 칼럼 내용이 구설에 올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0일 정호영 전 경북대학교 병원장을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지명했다. 당선인 측은 "보건복지부를 재정과 복지 전문가를 차관으로 뒷받침하고 보건의료 전문가를 장관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중론에 따라 현장 진료와 의료행정의 전문가를 장관으로 지목했다"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정호영 후보자는 외과 전문의로 37년간 암 진료 및 수술 경험은 물론 다년간의 의료행정 경험도 보유한 전문 의료인"이라고 소개했다.

후보자 지명 하루 뒤인 11일, 과거 정 후보자가 대구 지역 일간지 매일신문에 기고한 칼럼이 온라인상에 확산하며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서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10월 29일 발행된 매일신문을 살펴보면 정 후보자는 외과 교수 시절 '애국의 길'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전 경북대병원장) / 보건복지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전 경북대병원장) / 보건복지부

해당 글에서 정 후보자는 결혼과 출산이 '애국'이라고 주장하면서 저출산 원인을 여성 탓으로 돌리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의창] 애국의 길 ...
매일신문

그는 "지금만큼 애국하기 쉬운 시절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소위 '때'를 만난 것인데 바로 '결혼'과 '출산'이 그 방법이다", "결혼만으로도 당장 예비 애국자가 될 수가 있고, 출산까지 연결된다면 비로소 애국자의 반열에 오른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의 인구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결혼 적령기의 남녀가 모두 서로 결혼해서 한 쌍 당 적어도 2.1명은 낳아야 한다"라면서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1970년 4.53명에서 2003년 1.19명으로 떨어져 더 이상 올라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계산에 따르면 한국인은 2900년에 멸종하게 된다"라고 썼다.

또 "20대 여성 10명 중 겨우 1명이 결혼을 했다는 통계가 과연 맞는지 살펴보면 된다. 거기에다 우울한 이야기가 또 있다. 50세까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여성의 비율, 즉 '생애 독신율'이란 것이 곧 15%가 될 것이고 가까운 장래에 20%로 올라갈 전망이라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또 의학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결혼과 출산이 암 사망 위험을 낮춘다"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노르웨이 연구팀이 남녀 44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독신 남성은 결혼한 남성에 비해 35%, 독신 여성은 결혼한 여성보다 22% 각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라며 "지난달에는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팀이 폐암 환자의 경우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독신인 사람보다 훨씬 오래 산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암 치료의 특효약은 결혼이라는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온 국민이 중매쟁이로 나서야 할 때"이고 "그것이 바로 애국"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가 썼던 이 칼럼이 10년 만에 화제에 오르면서 그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특히 복지부가 출산, 가족 정책의 주무부처라는 점에서 더욱이 자질이 의심된다는 게 주된 의견이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혼과 출산이 애국이며, 암 치료 특효약이 결혼이라는 발상 자체가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충격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이어 "저출산 대책 총괄을 맡아야 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서 과거 자신의 발언을 돌아보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정 후보자가) 황당무계한 생각을 언론 지면에 실은 사실이 드러났다"라며 "이 정도 수준의 사람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윤석열 정부가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만 생각하는 반인권적 정부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논란의 중심에 선 정 후보자는 이날 복지부를 통해 해명자료를 냈다.

정호영 후보자 관련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정호영 후보자 관련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그는 "기사에서 언급한 기고는 10여 년 전 외과 교수로서 저출산 현상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다양한 의견 중 하나로 개진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장관으로 취임하면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고민과 검토를 통해 인구 정책을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후보자는 경북대 의과대학을 졸업, 대구 적십자병원을 거쳐 경북대 의대 외과 전문의를 지냈다. 같은 병원 홍보실장, 의료정보센터장, 기획조정실장, 진료처장 등을 거쳤고, 2017년 병원장에 취임했다. 2020년 8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윤 당선인과는 40년 지기 친구로 알려졌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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