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선 직원들… '창사 이후 최대 매출' 웹젠에서 심상찮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2022-04-1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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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평균 2000만원 올리겠다고 발표한 웹젠
직원들 “2000만원은커녕 1000만원도 안 올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웹젠지회가 지회 설립 1주년인 지난 5일 판교 PDCC타워 앞에서 첫 단체행동을 진행하며 대표이사와의 직접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 사진=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의 인터넷 소식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웹젠지회가 지회 설립 1주년인 지난 5일 판교 PDCC타워 앞에서 첫 단체행동을 진행하며 대표이사와의 직접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 사진=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의 인터넷 소식지
'뮤' 시리즈로 유명한 웹젠의 노동조합이 파업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웹젠지회는 최근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면서 조합원 92.8%가 투표 참여하고 이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파업에 찬성했다고 12일 밝혔다.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웹젠은 임직원 연봉을 평균 2000만원 인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업계 최고 수준의 인상률이다. 그런데 왜 노조는 파업을 결정했을까. ‘상후하박’ 임금 구조 때문이다. ‘평균’이라는 말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영호 웹젠지회장은 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의 인터넷 소식지에서 “2000만원은커녕 100만원 단위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상당수 직원이 연봉 평균 2000만원 인상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웹젠 노조는 웹젠의 중위연봉이 동종업계보다 1000만원 이상 낮다고 보고 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웹젠지회가 지회 설립 1주년인 지난 5일 판교 PDCC타워 앞에서 첫 단체행동을 진행하며 대표이사와의 직접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 사진=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의 인터넷 소식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웹젠지회가 지회 설립 1주년인 지난 5일 판교 PDCC타워 앞에서 첫 단체행동을 진행하며 대표이사와의 직접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 사진=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의 인터넷 소식지

웹젠 직원들의 임금은 다른 게임사의 구설에까지 오르고 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넥슨지회의 배수찬 지회장은 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의 인터넷 소식지에서 넥슨이 임직원 연봉을 평균 2000만원 인상한다고 발표할 당시 웹젠 직원들 반응이 이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냥 받은 사람 받고 못 받은 사람 못 받아서 개별로 호불호가 있는 정도의 반응이 아니라 ‘애초에 그 임금이 직원들 대상으로 뿌린 것은 맞느냐’ ‘소수의 임원들이 다 가져간 것은 아니냐’ 그런 의심이 나올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발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노조를 만들겠다고 웹젠지회 사람이 찾아왔다고 했다. ‘평균 2000만원의 함정’이 노조 설립의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노 지회장은 “웹젠은 2020년 2900억원, 2021년에도 2800억원의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이뤄냈고, 대외적으로도 유보금이 많다고 할 정도로 부자 회사”라며 “지난달 25일 주주총회에서는 임원 보수 한도가 100억원으로 승인됐다”고 말했다. 임금 인상이 일반 직원보다는 임원들의 배를 불리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노조는 소수의 성과급만 올라갔을 뿐 직원 대부분의 연봉 인상은 수백 만원 단위에 불과하다면서 ‘일괄 1000만원 연봉 인상’을 요구했다. 이후 ‘평균 16% 일괄 인상+일시금 200만원’이란 수정안을 내놨지만, 사측은 ‘평균 10% 인상+평가 B등급 이상 직원만 200만원 지급’을 제안했다. 서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사태가 초래된 셈이다.

양측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측이 언론을 통해 노조의 장외투쟁에 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어서다.

웹젠은 '뮤' 시리즈(사진)로 유명한 게임업체다.
웹젠은 '뮤' 시리즈(사진)로 유명한 게임업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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