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차 7급 공무원 월급명세서를 공개합니다, 내 연봉이 많나요" (사진)

2022-04-2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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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나이에 급여 통장에 꼴랑 '260만원'
“이래서 사람들이 '대기업' 하는구나”

정부세종청사 출입문에서 공무원들이 점심시간에 맞춰 배달 음식을 받아 가고 있다. / 뉴스1
정부세종청사 출입문에서 공무원들이 점심시간에 맞춰 배달 음식을 받아 가고 있다. / 뉴스1

'꿈의 직장'으로 불리던 공무원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9급 공무원 경쟁률이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데 이어 2030세대의 직장 선호도에서도 대기업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정년 보장이라는 메리트보다 월급명세서가 불러오는 허망함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이를 유추할 수 있는 단서가 올라왔다. 14년 차 7급 공무원이라는 누리꾼이 월급명세서를 까발린 것.

에펨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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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에 첨부된 월급명세서를 보면 세전 340만원 대다. 7개나 되는 각종 수당을 모두 합한 액수다.

세금 및 건강보험료 등을 빼고 급여 통장에 찍히는 금액은 260만원 대다.

글쓴이는 "4년제 대학 나오고 노량진에서 2년 동안 열심히 공부해 몇십 대 1의 경쟁률 뚫고 들어와 받는 게 이렇다"며 "연봉 5000만원 같은 이상한 소리는 어디서 나오는 거냐"고 열을 냈다.

이어 "공무원은 퇴직금이 없고, 연금도 이제는 국민연금 수준이다"며 "이게 많다고 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얼마나 노력 없이 살아온 거냐"고 울분을 토했다.

글쓴이는 고참 지방직 7급 공무원인 듯하다. 통상 지방직 공무원의 직급별 승진 소요 연수를 보면 9급에서 7급은 6~7년, 7급에서 6급은 8~9년가량 걸린다.

대학 졸업 후 2년간 공시족(공무원시험준비생) 생활을 했다고 하니 군 면제자라고 해도 20대 중후반에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공직에 입문해 14년이 됐으니 현재 40대 초반 정도로 보인다.

그 나이면 대기업에서는 통상 차장급이다. 대기업 차장이면 성과급을 제외하고도 세전 연봉이 7000~8000만원 선이다. 글쓴이의 심리적 박탈감을 짐작할 수 있다.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24년차 돼야 5000만원 될 듯", "올해 입사한 나도 연봉이 3800만원인데", "공기업은 돈이라도 많이 주지", "이래서 사람들이 '대기업' 하는구나", "매일 오전 9시 정시 출근, 오후 6시 정시 퇴근에 주말에도 출근 안 하는 분인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home 안준영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