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공무원이 키르기스스탄 부총리 집안 여성에게 뱉은 막말 (feat. 은평구청)
2022-05-17 15:39
add remove print link
“외국여자랑 결혼해 짜증나게 하네” 막말
아무래도 사태가 지금보다 커질 것 같다

서울의 한 구청 소속 공무원에게 폭언을 들은 시민이 나중에 사과받는 과정에서도 막말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인 신부 정도로만 알려졌던 이 시민의 아내는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권력층 가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주장이 사실이라면 외교 문제로 비화할 사안은 아니지만 현지 언론에 보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키르기스스탄에서는 자국 여성이 한국에서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는 문제가 이슈화되자 한국 남성과 결혼을 금지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논의된 바 있다.
서울 은평구 공무원에게 폭언을 당한 피해자 A씨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작년 8월 A씨는 외국인 주민등록 절차를 위해 주민센터에 전화했다. 문의를 마친 A씨는 전화를 끊고 있었는데 전화가 완전히 끊어진 줄 알았던 공무원 B씨는 폭언을 쏟아냈다.
B씨는 “외국 여자랑 결혼해서 더럽게 사람 짜증 나게 한다. 자기가 부끄러우니까 안 데리고 오고 싶어 하는 것 아니냐”, “거지 같은 XX가 다 있어. 꼭 찌질이같아”라며 A씨와 부인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당시 필요한 서류 확인을 위해 전화를 녹음하고 있던 A씨는 욕설을 듣고 재차 전화해 항의했다.
사과하고 싶다는 B씨와 당일 저녁 만난 A씨는 분노 게이지가 더 상승했다. B씨가 그 자리에서도 혐오 발언을 내뱉은 것.
B씨는 “(외국인 신부는) 늦게까지 장가를 못 가서 결혼하고 그냥 애 낳는 그런 수단으로 쓰는 것 같았다. 매체에서 보고”라고 말했다. 또 B씨는 ‘(나는) 9급 공무원이어서 결혼을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오만한 생각을 갖고 사람들을 만만하게 본 것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A씨는 "(아내가) 태어나서 한 번도 이런 취급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이런 대접을 받으니까 계속 한국에서 살 수 있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A씨는 처가의 신분을 공개했다. 아내 형부가 경찰청 차장이고 사촌오빠는 부총리라고 전했다. 경찰 본청 차장이면 경찰 내 2인자이고, 부총리라면 정부 최고위직 인사다. 소위 명문가 집안이었던 것.
개발도상국에서 권력 상층부의 파워는 막강하다. 로열패밀리가 겪는 불이익은 해당국에 공식·비공식 루트로 문제 제기를 한다. 상황에 따라 현지 언론을 움직일 수도 있다.
가뜩이나 키르기스스탄은 국제결혼에 관한 한 한국과 악연이 있다.
2013년 사회문화보건노동 담당 부총리는 김창규 당시 한국 대사를 불러 "키르기스스탄 여성이 한국에서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거나 심지어는 죽음에 이르는 등의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며 "의회에서 한국인과의 결혼을 금지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며 한국정부의 대책마련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