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님께..." 최순실이 교도소에서 보낸 장문의 편지가 공개됐다

2022-05-1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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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에 옥중 편지 보낸 최서원 씨
최 씨 “영원한 마음속 대통령은 박 대통령뿐”

교도소에 수감 중인 최서원 씨(개명 전 최순실)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편지를 보냈다. 자필로 쓴 편지에는 박 전 대통령의 명예 회복을 기원하고 평온한 삶을 비는 내용 등이 담겼다.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측은 '[충격 단독] 최서원 편지 공개 "박근혜 대통령님께" (정유라 직접 출연)'이라는 제목을 달고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채널 운영자인 유튜버 강용석은 이날 방송에서 최서원 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쓴 편지 원본을 공개, 직접 그 내용을 읽어줬다.

이하 최서원 씨가 옥중에서 보낸 편지 내용 / 이하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이하 최서원 씨가 옥중에서 보낸 편지 내용 / 이하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최 씨는 편지에서 "독일 떠나기 전 마지막 인사를 드린 후 오랜 세월 동안 못 뵈었다"라며 "이제는 만나 뵐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고, 서신도 직접 전달이 어려울 것 같아 저희 딸을 통해 이렇게라도 서신을 드린다"라고 말문을 뗐다.

이어 "독일 떠나기 전엔 이런 무서운 일이 펼쳐져서 대통령님께서 수감되시고, 탄핵 당하시는 일이 벌어질 줄 상상도 못 했다"라며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를 떠올렸다.

이내 "제가 곁에 없었더라면 이런 일을 당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훌륭한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치시고 국민 기억에 오래 남았을 텐데... 죄스럽고 마음이 고통스럽다"라며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저희 딸 유라가 '자기가 말을 안 탔더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께 너무 죄송하다'는 말에 가슴이 미어지고 찢어지는 것 같은 고통이었다"라고 한탄했다.

또 "대통령님과 아무런 관련 없는 아이의 승마가 한 국회의원의 선동과 거짓으로 어린 시절부터 아이에게 좌절과 절망을 겪게 하고, 온 나라를 혼돈에 빠뜨렸다"라며 원망을 표했다.

그러면서 "4년 넘게 수감생활을 통한 건강 이상에도 불구하고 이번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시는 모습을 보며 느낀 것은, 그 묵언의 메시지는 국민 통합이고, 화합을 바라는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최 씨는 "재판에 저랑 박 대통령을 경제 공동체로 엮어 뇌물죄로 기소한 그 당시 수사팀들도 이제 박 대통령 모습에서 많은 것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라면서 "자유민주주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그분들이 나서서 박 대통령 명예를 찾아줄 것이라 믿는다"라고 했다.

덧붙여 "윤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 방치된다면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자유마저 위협받게 된다'라고 밝히셨듯이 박 대통령님의 침해되었던 날들도 되찾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편지 말미에 최 씨는 "영원한 제 마음의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님뿐"이라며 "남은 삶 명예를 되찾으시고, 진실이 밝혀져 편안한 삶을 사시길 기원한다. 건강하시고, 사랑하는 국민과 달성 사저 주민분들과 함께 행복하시길 바란다"라고 적었다.

왼쪽부터 '가로세로연구소' 강용석, 최서원 씨 딸 정유라 씨, 김세의
왼쪽부터 '가로세로연구소' 강용석, 최서원 씨 딸 정유라 씨, 김세의

해당 편지는 스승의 날인 지난 15일 작성된 것으로, 딸 정유라 씨를 통해 전달됐다. 최 씨는 딸에게 편지를 전달하면서 "엄마가 박 대통령께 편지를 썼는데 봉투에 주소 써서 보내주든, 전달이 직접 안 될 것 같으면 영상 편지라도 남겨 달라"라고 당부했다.

유튜버 강용석은 이날 방송에서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보였고, 정 씨 역시 내내 눈물을 흘렸다.

최서원 씨 (개명 전 최순실) / 이하 뉴스1
최서원 씨 (개명 전 최순실) / 이하 뉴스1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

최 씨는 2019년에도 박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 바 있다. 이때 보낸 편지는 변호사가 접견 과정에서 최 씨가 한 말을 정리한 것으로, 당시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됐다.

그때 당시에도 최 씨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한 미안함을 드러내면서 딸 유라 씨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2019년 페이스북에 올린 글(최서원 씨 옥중 편지)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2019년 페이스북에 올린 글(최서원 씨 옥중 편지)

편지에는 "대통령 취임 전에 제가 일찍 곁을 떠났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다", "남아 있었더라도 투명 인간이 돼 남모르게 대통령을 도왔어야 했다", "대통령은 무죄다. 곁에 머물렀던 저만 죄를 지고 갔으면 됐을 문제였다", "진실이 밝혀져 밝은 태양 아래 나서실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다음 생이 있다면 절대 같은 인연으로 나타나지 않겠다"라는 등 내용이 담겼다.

최 씨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핵심 인물로, 기업에서 뇌물을 받는 등 혐의로 징역 18년을 확정받아 청주여자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2037년 말 만기 출소한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등으로 2017년 3월, 징역 22년 형을 받았다. 이후 4년여 동안 복역했으나, 지난해 12월 건강상 이유로 특별사면됐다. 현재 대구 달성군 사저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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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김혜민 기자 khm@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