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앞날 심상찮다… 벌써부터 그를 겨냥한 당내 폭격이 시작됐다
2022-06-02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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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참패로 책임론 아우성
"상처뿐인 영광 축하" 조롱까지

이 위원장이 대선 패배 충격을 추스르기도 전에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이유는 전당대회에 나서 당권을 잡고 2024년 총선을 진두지휘한 뒤 차기 대권에 재도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이 역대급 참패를 기록한 까닭에 이 같은 구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수도권에선 사실상 ‘이재명 효과’가 없었던 데다 이 위원장 본인마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에게 확실한 우위를 보이지 못했던 까닭에 이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극심한 논란이 당내에서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에서 이 위원장을 향한 폭격이 시작됐다. 민주당 원로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방송3사 출구조사 발표 후 페이스북에 "이 책임을 누가 질까. 자생당사(自生黨死),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는 말이 당내에 유행한다더니 국민의 판단은 항상 정확하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을 직격한 셈이다.
박 전 원장은 "광주의 투표율을 보시며 길을 찾으시라"라며 "당생자사(黨生自死),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한다"라고 말했다. 그가 광주 투표율을 언급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광주 투표율은 37.7%(잠정)로 전국 최하위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의 민심이 심상찮다는 것을 뜻한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한 명 살고 다 죽었다"며 "험난한 역사 속에 부대끼며 생존해 온 민주당 70년을 돌아본다"란 글을, 정세균계 핵심인 이원욱 의원은 나아가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이 위원장을 공격했다.
문제는 민주당에 이 위원장을 대체할 대권 주자가 없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이 위원장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 위원장은 2일 인천시 계양구 임학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 들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을 다시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 여러분의 엄중한 질책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6·1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굳은 표정으로 차를 타고 떠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