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친구에게 상처 될까봐”…아이유가 가장 신경 쓴 사람 [인터뷰③]

2022-06-08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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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가 고민 끝에 '브로커' 시사회에 초대한 사람
“내가 10대 때부터 인연을 이어온 보육원 친구들”

가수 겸 배우 이지은(아이유)이 영화 ‘브로커’를 찍으면서 가장 신경 썼던 사람을 밝혔다.

이지은 / 이하 EDAM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지은 / 이하 EDAM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지은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위키트리와 만나 영화 ‘브로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다. 이지은은 극 중 아기의 새 부모를 찾는 여정에 함께하는 소영을 맡았다.

미혼모인 소영은 아기 우성이를 혼자 키울 수 없다고 판단하고, 베이비 박스에 두고 간다. 그러다 이내 다시 아기를 찾으러 가고, 브로커로 활동하는 상현(송강호), 동수(강동원)와 엮이게 된다.

대한민국에는 보육원에 남겨진 아이들과 홀로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들이 많은 상황.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소영을 연기한 이지은에게 실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찾아봤냐고 물었다. 이에 이지은은 "사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가장 염두에 뒀던 관객은 제가 계속 연이 닿아있는 보육원이다"라고 답했다.

"10대 때부터 방송 촬영을 하게 되면서 알게 된 곳이에요. 그곳이랑 연을 이어가면서 제 가족분들도 왔다 갔다 하시고, 저도 가끔 가서 선생님들이랑 아이들이랑도 얼굴을 알고 지내거든요. 영아원의 친구 중 유독 친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이 영화를 봤을 때 어떤 마음일까'를 어쩔 수 없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혹시라도 '나의 이런 표현이 그 친구에게는 상처가 될까?' 계속 생각했어요."

지난달 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칸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완성된 영화를 본 이지은은 오랜 고민 끝에 보육원에서 인연을 맺은 친구를 시사회에 초대하기로 했다.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 친구들의 생각은 그 친구들만 알겠지만, 그 친구들의 마음으로 영화를 보려고 했을 때 상처가 되는 주제는 아닐 것 같았어요. 그 친구들이 조금 더 따뜻한 마음으로 (영화를 다 보고) 극장을 나갈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죠."

이지은은 사회적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브로커'를 찍기 전에는 미혼모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진 않았다고.

"미혼모에 대해 사실 이 역할을 하기 전에는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걸 느꼈어요. 내가 경험해 보지 않은 일이고 어려움이니까. 이쪽으로 닿는 시선, 선입견이 어떤지 한 번도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더라고요."

뒤늦게 관심을 가지게 된 미혼모에 대한 이야기. '브로커'의 영향 때문일까. 이지은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30번째 생일에 한국 미혼보가족협회를 비롯해 사랑의 달팽이, 이든아이빌, 사회복지법인 창인원 등에 총 2억 1000만 원을 기부했다.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그가 소영이를 표현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일까. 이지은은 "소영이를 표현할 때 자기 연민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개인 인스타그램
이지은 개인 인스타그램

"극 중에서도 소영이는 자기 연민에 빠져서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지는 않아요.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단호한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누군가 자기를 보는 시선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자기 생각을 얘기하는 역할이죠. '내가 이 인물에게 가진 연민 때문에 소영이의 것이 흐려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복기하면서 연기했어요."

이지은이 출연한 '브로커'는 8일(오늘) 전국 극장에서 개봉됐다.

home 김하연 기자 iamh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