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죄송하다”... 탈북민 출신 태영호 의원, 실향민 송해 별세에 애도했다
2022-06-0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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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송해 추모 글
태 의원 “평생소원이었던 고향 방문의 꿈 이뤄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탈북민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고향 땅을 밟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방송인 송해를 추모했다.
태영호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고 송해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고인께서는 죽기 전에 고향 땅을 밟아보는 것이 소원이셨다"라며 "어릴 적 나고 자란 그곳. 예술전문학교 다니며 예술인의 꿈을 꾸던 그곳. 생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어 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분단은 곧 다시 만날 줄 알았던 어머니와 여동생의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게 만들었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태 의원은 "고인의 평생소원이었던 고향 방문의 꿈을 결국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해드려 정말 죄송하다"라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뒤로한 채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주기 위해 한평생을 기여하신 송해 선생님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95세 일기로 생을 마친 송해(본명 송복희)는 1927년 4월, 황해도 재령군 재령읍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어머니, 형, 여동생과 함께 살았고, 유독 끼가 많아 어린 시절부터 동네에서 유명한 개구쟁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1949년 22세 나이에 해주예술전문학교에 입학해 성악을 공부했으나, 배움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듬해 6·25 전쟁이 터지면서 피란을 떠났다. "얘야, 이번엔 조심해라"라는 어머니에게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하고 집을 나온 것이 가족과 마지막 인사였다. 1·4후퇴 당시 피란민을 따라 재령에서 연평도로, 또 부산으로 바다를 건너 월남했다.
송복희라는 이름 대신 바다 해(海)자를 딴 '송해'라는 예명을 쓴 것도 바닷길을 건넜던 그때를 잊지 않기 위한 마음에서였다.

실향민으로 다시 삶을 시작한 송해는 1955년 창공악극단이란 이름의 순회 악단에서 가수로 활약했고, 1960년대 동아방송, MBC 등을 통해 방송에서도 얼굴을 보였다. 1988년부터는 우리가 익히 아는 KBS1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맡았다.
'최고령 TV 음악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이름을 올린 만큼 송해는 오랜 시간, 이곳저곳을 다니며 마이크를 들었다. 전국을 넘어서 일본, 미국, 파라과이 그리고 2003년에는 평양까지 진출했다. 광복절 특집으로 평양 모란봉 공원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방송에서 북한 진행자 전성희와 공동 사회를 봤다.

아쉽게도 고향 땅 황해도 재령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의원은 평양에서 태어난 탈북민이다. 2016년 가족과 함께 망명했다. 2020년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서울 강남 갑)에서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