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이었는데 어쩌다… “마사회 절대 오지 마라, 오면 지옥을 보여줄게”

2022-06-1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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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3분의 2가 주말+지방 근무
코로나19 장기화로 적자 눈덩이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를 가득 메운 관중들이 경주를 관전하고 있다.  / 뉴스1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를 가득 메운 관중들이 경주를 관전하고 있다. / 뉴스1

한국마사회가 '신의 직장'이라는 것도 옛말이 된 듯하다. 매년 2000억원 안팎 흑자를 내던 마사회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경마가 중단되면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입사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절대로 오지 마라”, “오면 지옥을 보여줄게” 등 부정적이고 자조 섞인 푸념의 목소리가 내부에서 흘러나온다.

최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마사회 채용하는데 오지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에펨코리아 등 다른 커뮤니티로 확산했다.

마사회 직원인 글쓴이는 "최악의 회사다"며 열악한 근무 여건을 조목조목 짚으며 입사를 만류했다.

에펨코리아
에펨코리아

우선 금,토,일에 개장하는 경마장 특성상 주말 근무 체제다. 주말에 휴가 내는 게 주중보다 힘들다고 했다.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수직적 조직 문화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국회 청문회에도 '대리'를 내보낸다고 했다. 대리급 직원을 보내는 건지, '대타'를 보내는 건지는 의미가 불분명하다. 또 입사하면 부서 일을 도맡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역 순환 근무도 고역이라고 했다. 마사회는 경기 과천, 부산·경남, 제주에 렛츠런파크(경마장)를 운영 중이며, 경북 영천 렛츠런파크는 내년 초 개장한다. 이렇게 되면 직원의 3분의 2가량이 '지방+주말 근무'라는 극악의 업무 환경에 처해진다는 설명이다.

이직하기도 힘들다고 했다. 주말에 필기시험 볼 짬이 안 나기 때문.

더욱 갑갑한 것은 마사회 손실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 마사회는 2020년 창립 71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 적자(4600억원)로 돌아섰으며, 매출 역시 1조원대로 주저앉았다. 지난해에도 4179억 원의 영업손실과 34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마사회 수익 중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마권 판매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마 중단, 무관중 경마 등으로 타격을 받은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온라인 마권을 도입하지 않는 이상 ‘회생 불가’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여론은 부정적이다.

글쓴이는 "이래도 오고 싶으면 와라. 지옥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자 다른 회사에 다니는 누리꾼은 "'우마무스메' 정식 론칭하면 매출 급상승할 듯" 등의 조롱 섞인 격려 댓글을 올렸다.

이하 '우마무스메' 광고판 / 이하 에펨코리아
이하 '우마무스메' 광고판 / 이하 에펨코리아

우마무스메는 일본어로 말(馬)을 뜻하는 우마(ウマ)와 딸, 젊은 여성을 뜻하는 무스메(娘)의 합성어로 말의 특징을 가진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일본 게임이다.

한국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배급을 맡아 오는 20일 서비스를 정식 시작한다. 하지만 경마업계와 협업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일본 경주마들을 소재로 사용한 게임이지만 게임의 내용이 사행성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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