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판'이 없는 승용차들이 시내 한복판 도로를 떼로 달리고 있습니다
2022-06-1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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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으로 카 캐리어 동원 어렵자
완성차 업계 직원들이 직접 운송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완성차 업계의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차량 운송에 어려움을 겪자 고육책으로 차량을 직접 운송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번호판 없는’ 차량이 줄지어 도로에 등장하는 진풍경이 그려졌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8일부터 광주공장과 광명공장에서 생산된 스포티지 신차 등을 직접 적치장으로 출하하고 있다. 기아는 평소 카캐리어에 차량을 실어 적치장으로 옮겼지만, 화물연대 파업으로 운송이 막히자 공장 직원이 직접 차량 운송을 시작했다.
적치장은 고객 인도나 수출 선적을 앞두고 임시로 차량을 보관하는 장소다. 완성차 업체는 공장에서 완성차를 만든 뒤 출하를 위한 외부 출고센터 적치장으로 빼내는 탁송 작업이 이뤄져야 완성차를 지속 생산할 수 있다. 공장 내부 공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길어지면서 완성차 업체 직원들이 직접 차량을 몰고 적치장까지 가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는 거다. 이를 위해 기아는 관할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임시운행허가증을 발급받았다.
현대차는 전국의 국내사업본부 소속 직원들을 울산공장에 파견해 완성차를 공장 밖으로 빼내는 작업인 '로드탁송'을 진행하고 있다. 화물연대 총파업 여파로 그동안 이 작업을 해온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글로비스의 탁송 차량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일반 직원들까지 투입된 것이다.
울산공장의 로드탁송은 공장 외부로 빠져나가 인근 영남·칠곡 센터까지 100여㎞를 직접 운전해 옮겨야 하기에 현대차도 임시운행허가증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6곳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일단 생산 규모가 가장 큰 울산공장에만 일반 직원을 동원한 상태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출고 지연과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이중고에 직면했다. 파업 전에도 가솔린모델 기준 현대차의 세단 아반떼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싼타페의 출고 대기 기간은 각각 10개월과 8개월에 이르렀다.
현대차의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의 SUV인 GV80의 예상 인도 기간은 12개월에 이른다. 기아는 상황이 더 심각해 SUV인 스포티지와 쏘렌토는 각각 11개월, 13개월을 기다려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세단 K5도 계약 이후 7개월을 대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