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5일) 사망한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빈소가 경북 경주시에 마련됐다 (사진)
2022-06-1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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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엔지니어 “부모도 버린 자식이라 빈소가 없어서 마련했다”
“주말에 소주 들고 한 번 더 가겠다… 일반인도 언제든 조문 가능”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27년 만에 서비스 지원을 종료하자 한국인 엔지니어가 인터넷 익스플로러 빈소를 마련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자신을 엔지니어로 소개한 누리꾼이 15일 클리앙에서 “오늘 내일 하던 친구가 결국 곁을 떠났다. 독보적이었던 그의 업적을 기억하며 빈소를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북 경주시에 있는 까페 건물의 옥상에 커플들이 프러포즈 용으로 주로 활용하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가 있다. 그 교회 옆 한켠에 빈소를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글쓴이가 마련한 빈소에 있는 비석에는 ‘고(故) 인터넷 익스플로러’란 문구와 함께 함께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향년(享年: 한평생 누린 나이)이 적혀 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향년은 1995년 8월 17일부터 2022년 6월 15일까지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명복을 비는 술을 따를 수 있도록 술잔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기가 비석 앞에 놓여 있다.
그는 빈소를 마련한 이유에 대해 “부모도 이제 버린 자식이라 그런지 아무도 빈소를 마련해주지 않아서 경주에 있는 친형에게 부탁했다”라면서 “주말에 소주 들고 한 번 더 가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인도 언제든 조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MS는 이날부터 인터넷 익스플로러 11 버전의 지원을 종료했다. PC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최신 인터넷 브라우저인 ‘에지(Edge)’로 자동 전환된다. 익스플로러 서비스 중단으로 혼란을 느낄 이들을 위해 MS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기반으로 만든 에지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모드’를 2029년까지 지원한다고 했다.
MS가 인터넷 익스플로러 서비스를 중단한 것은 크롬(구글 인터넷 브라우저)이나 사파리(애플의 인터넷 브라우저)에 비해 보안이 취약한 까닭에 경쟁력이 점차 떨어졌기 때문이다. 모바일 시장 성장으로 PC 인터넷 사용량이 줄어든 것도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트래픽 분석 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데스크톱을 기준으로 인터넷 익스플로러 점유율은 고작 1.59%다. 1위는 크롬(71.25%)이다. 이어 에지(15.72%), 웨일(5.85%) 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