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예상 못했다… '구미 3세 여아'(보람양) 사망사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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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친모가 바꿔치기했다는 게 확실한지 다시 심리해야”
“쟁점 공소사실 유죄로 확신하는 걸 주저하게 하는 의문점 있다”


경북 구미시의 한 빌라에서 미라 상태의 시신으로 발견된 보람양 / MBC '실화탐사대' 유튜브 캡처
경북 구미시의 한 빌라에서 미라 상태의 시신으로 발견된 보람양 / MBC '실화탐사대' 유튜브 캡처
보람양의 친모인 석모씨. / 뉴스1
보람양의 친모인 석모씨. / 뉴스1

‘구미 보람양 사망 사건’의 재판이 다시 열리게 됐다. 아이를 바꿔치기한 혐의를 받는 친모 석모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대법원이 결정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명확한 증거가 없는 까닭에 석씨가 아이를 바꿔치기했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미성년자약취와 사체은닉 혐의로 기소된 석씨에 대한 16일 상고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내 다시 재판을 열라고 했다. 석씨가 DNA상 친모는 맞지만 아이를 바꿔치기한 범죄 혐의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취지에서다.

석씨는 2018년 친딸인 김모씨가 낳은 아이와 자신이 낳은 아이를 바꿔치기하고 김씨가 낳은 아이를 어딘가로 빼돌린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석씨는 숨진 아이인 보람양이 자기 딸이라는 유전자 결과까지 나왔음에도 출산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유전자 감정 결과가 증명하는 대상은 이 사건 여아(사망 여아)를 피고인의 친자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불과하고, 피고인이 피해자(납치 여아)를 이 사건 여아와 바꾸는 방법으로 약취했다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쟁점 공소사실을 유죄로 확신하는 것을 주저하게 하는 의문점들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에 대해 추가적인 심리가 가능하다고 보이는 이상, 유전자 감정 결과만으로 미성년자 약취라는 쟁점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피고인의 행위가 약취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의 태양(양태)과 종류, 수단과 방법, 피해자의 상태 등에 관한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여러 충격적인 내용 때문에 언론과 국민으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석씨 딸인 김씨는 2018년 3월 경북 구미시의 한 산부인과에서 여아를 낳아다. 김씨는 그해 4월 병원에서 퇴원해 함께 데리고 온 여아인 보람양이 자기 딸인 줄 알고 키우다 2020년 8월 홀로 방치해 사망하게 했다. 김씨는 해당 사건으로 인해 징역 20년형에 처해졌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보람양의 친모가 석씨라는 DNA 검사 결과가 나왔다. 놀라운 것은 김씨가 출산한 아이나 석씨가 낳은 보람양 모두 각자 외도로 출산했다는 점이다. 김씨가 실제로 낳은 아이가 어디로 사라졌는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석씨가 어디에서 어떻게 출산했는지, 아이를 바꿔치기한 게 과연 맞는지, 바꿔치기했다면 빼돌린 아이는 어디로 데려간 것인지, 빼돌린 아이는 생존해 있는지 등 여러 의문점이 남아 있다. 석씨의 진술이 가장 중요하지만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까닭에 수사에 진척이 없었다.

대법원은 석씨에 대한 추가 심리가 가능하다고 보이는 이상 DNA 감정 결과만으로는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1·2심은 석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DNA 검사에서 인위적 조작·훼손이 없었던 점, 보람양이 석씨가 출산한 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한 선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