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피해시민들, 400km ‘국토대장정’ 완주...대법원에 정의판결 촉구문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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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대법원 상고 1주기...국민적 관심으로 던진 포항지진의 메시지
포항시민들의 국토대장정... “무너진 삶 속에서 시민들이 흘린 눈물의 길”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국가가 어떠한 책임을 져야하는지 헌법적 판단 필요

포항 촉발지진에 대한 국가 책임과 시민권익 회복을 촉구하며 400km 국토대장정에 나섰던 포항시민들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 도착, 입장문을 발표했다./이하 범대본
포항 촉발지진에 대한 국가 책임과 시민권익 회복을 촉구하며 400km 국토대장정에 나섰던 포항시민들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 도착, 입장문을 발표했다./이하 범대본

국토대장정에 나선 포항시민들
국토대장정에 나선 포항시민들

[포항=위키트리]이창형 기자=“포항지진 발생 이후 9년째 이어지고 있는 시민들의 고통과 외로운 투쟁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대법원이 더 이상 시민들의 절규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국토대장정에 나섰다”

포항 촉발지진에 대한 국가 책임과 시민권익 회복을 촉구하며 400km 국토대장정에 나섰던 포항 시민들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 도착, 입장문을 발표한 가운데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범대본) 모성은 의장의 말이다.

범대본은 이날 오전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대법원 정의판결 촉구문’ 제출에 따른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포항시민들은 단순한 금전 보상을 넘어 국가의 책임 인정과 정의로운 사법 판단을 원하고 있다”며 “이번 국토대장정은 침묵 속에 묻혀가는 시민들의 절규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마지막 호소와도 같은 행진이었다”고 밝혔다.

모성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포항시민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요구하고 있을 뿐”이라며 “대법원이 더 이상 시민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정의로운 판결로 국가 책임을 분명히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9년 동안 이어진 포항시민들의 고통과 싸움을 국민들께서 함께 기억해 주시길 바란다”며 “오늘 대법원 앞까지 이어진 400km 국토대장정이 시민 권익 회복과 정의로운 판결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국토대장정과 대법원 정의판결 촉구문 전달은 지난해 포항지진 손해배상 소송이 대법원에 상고된 지 1년이 되는 시점에 맞춰 진행됐다.

범대본은 이날 대법원에 제출한 입장문을 통해 △포항 촉발지진에 대한 국가 책임 인정 △피해 시민 권익 회복 △신속하고 정의로운 대법원 판결 등을 촉구했다.

국토대장정은 지난 5월 19일 포항시청 앞을 출발, 영천·군위·의성·예천·문경을 거쳐 이화령을 넘고, 괴산·충주·음성·이천·용인·수원·안양·과천을 지나 남태령을 통해 11일만에 서울 대법원까지 도착한 것이다.

참가자들은 하루 평균 40km를 넘는 강행군을 이어가며 총 400km에 이르는 길을 걸었다.

특히 대장정 9일 차인 5월 27일에는 참가자들의 발바닥 물집과 발 부상이 악화되면서 병원 치료를 위해 하루 일정을 연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범대본은 “장거리 행진이 이어지며 다수 참가자들이 극심한 통증과 피로를 호소했지만, 시민 권익 회복을 향한 절박함으로 서로를 부축하며 끝까지 걸었다”면서 “사회 정의는 소걸음처럼 더디지만 결국 시민을 위해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걸었다”고 밝혔다.

이번 대장정에는 포항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전체 구간을 완주한 황상봉(75·포항 해도동) 팀장은 위키트리와의 통화에서 “매일 새벽에 출발해 하루 12시간 가까이 걸었지만, 국민들과 대법관들에게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버텼다”며 “순교자를 연상하며 순례길을 걷는 심정으로 1,000리 길을 걷고 또 걸었다”고 말했다.

휴일마다 일부 구간에 참여한 시민들도 있었다.

포항 죽도동 주민 김선군 씨는 “국토대장정을 하며 전국 시민들을 만나보니 가장 많이 들은 말이 ‘포항지진 배상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었다”며 “국민들도 포항시민들의 억울함을 이해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범대본은 이번 행진이 단순한 도보 행사가 아니라 시민들의 절박함과 생존권 회복 요구를 담은 행진이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범대본은 지난해부터 서울 대법원 앞 1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포항지진 시민 권익 회복을 위한 활동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