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사람냄새 나는 배우…40대 강동원의 현재 [인터뷰 종합]

2022-06-2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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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강동원
“뻔한 말이지만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데뷔 20년 차 배우 강동원이 한층 더 여유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강동원은 최근 위키트리와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 영화 ‘브로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강동원 / 이하 YG엔터테인먼트 제공
강동원 / 이하 YG엔터테인먼트 제공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을 맡은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지난달 17일 열린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된 것은 물론, 배우 송강호가 국내 최초 남우주연상을 차지해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에 개봉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강동원은 달랐다. 그는 "예전처럼 개봉 전에 긴장되거나 그렇지는 않다. 작품으로 인정을 받아서 홀가분한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평소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를 좋아했다는 강동원은 우연한 만남을 통해 '브로커' 이야기를 듣고, 시나리오가 나오기도 전에 출연을 결심했다. 고레에다 감독의 연출력을 믿고, 그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에 대한 자신감도 있던 것. 거침없는 그의 작품 선택 기준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시나리오고 두 번째가 감독님이에요. 그런데 이번에는 감독님이 먼저였어요. 평소에는 시나리오를 보고 판단해서 신인 감독님이랑 작업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신선한 것들이 있거든요. 벌써 9작품은 찍은 것 같아요. (웃음)"

강동원은 극 중 동수로 분해 송강호(상현), 아이유(소영), 배두나(수진), 이주영(이형사)과 호흡을 맞췄다. 동수는 베이비 박스 시설에서 일하는 보육원 출신으로, 아이들을 빼돌려 입양을 보내는 브로커다.

그는 동수를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 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실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눈 분들의 마음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우울한 캐릭터로 만들지는 않으려고 했다"며 "그분들이 가졌던 마음의 상처나 고민을 최대한 관객들에게 전달하자는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때 만났던) 보육원 출신 친구가 원장님을 엄마라고 부른다. 두 분이 개봉 전 시사회에 오셨는데, '태어나줘서 고맙다'라고 말하는 신을 보고 둘이 손잡고 울었다고, 감사하다고 연락이 왔더라"라고 덧붙였다.

어린 아역부터 또래 배우들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한 촬영 현장은 화기애애했다. 특히 '의형제'(2010)에 이어서 한 번 더 호흡을 맞춘 송강호는 너무나 편했다고.

"예전에는 내 거 하기 바빠서 주거니 받거니를 못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친한 사이로 나오니까 호흡 맞추기도 훨씬 편해졌죠. 강호 선배님은 그때나 지금이나 너무 잘하시는데 지금은 거의 감정 연기의 장인이 되고 있어요. 칼을 계속 가는 느낌이에요."

2003년 데뷔한 강동원은 그간 꾸준히 작품에 출연하며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그중 달라지지 않은 것은 대중이 바라보는 그의 외모다. 20년째 남다른 비주얼로 사랑받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그런 말씀은 감사하고 기분도 좋아요. 부담감은 없어요. 사실 부담이 있다고 해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저도 이제 점점 나이가 들고 있어요. (웃음)"

어느덧 40대를 맞이한 강동원은 20년 전과 현재를 비교했을 때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예전보다 많이 여유로워졌어요. 남의 말도 더 잘 들어요. 어릴 때는 늘 불안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어요. 어느 순간 나가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도 편해지고 배우는 부분도 많아졌어요."

영화 시상식에서 받는 상, 대중의 평판보다 자기만족이 중요하다는 강동원. 작품 외 노출이 적은 만큼 신비주의로 유명한 그는 인터뷰 내내 꾸밈없는 답변으로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그런 그에게 인생의 모토가 무엇이냐고 묻자 이렇게 답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더욱더 좋은 연기자가 되는 것, 뻔한 소리 같지만 진짜 그렇게 생각해요. 좋은 영화를 계속 많이 만들고, 많은 사람이 좋아해 줬으면 좋겠고, 사회에도 도움이 됐으면 해요. 또 '좋은 게 좋은 거지 뭐'하면서 살고 싶진 않아요. 불합리한 부분은 조금씩이라도 고쳐나갔으면 좋겠어요. 저하나 조금 더 잘 되고자 타협하는 것도 싫거든요."

home 김하연 기자 iamh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