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낯익은 '버스' 정체, 상황이 좀 심각해 보입니다

2022-07-0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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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 시내 달리는 버스
현대차에서 생산한 '에어로시티'로 추정

낯익은 모습의 버스가 북한에서 포착됐다.

북한 국영방송 조선중앙TV에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것으로 보이는 버스가 등장해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뉴스1이 5일 보도한 내용 따르면 조선중앙TV는 지난 3일 오후 8시 '보도'에서 북한 개성 시내 풍경을 내보냈다.

북한 국영방송 조선중앙TV에 지난 3일 등장한 버스 / 뉴스1-조선중앙TV
북한 국영방송 조선중앙TV에 지난 3일 등장한 버스 / 뉴스1-조선중앙TV

매체는 무더위가 찾아온 북한의 날씨를 전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화면에는 뜨거운 열기 탓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른 도로가 잡혔고, 도로 위엔 눈에 익은 버스 한 대가 지나갔다.

파란색에 어딘가 익숙한 이 버스는 현대자동차가 만든 '에어로시티'로 추정됐다. 뉴스1은 보도에 등장한 버스가 "과거 개성공단 근로자 통근용으로 우리 측에서 제공한 버스로 보인다"며 "북한이 이미 오래전부터 이 통근 버스를 일반용으로 운행해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또 "지난 2016년 우리 정부 폐쇄 조치로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됐으나 이후에도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공단 내 통근 버스가 움직이는 정황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우리 정부가 제공한 개성공단 통근 버스. 사진은 2013년 / 이하 뉴스1-사진공동취재단
현대차와 우리 정부가 제공한 개성공단 통근 버스. 사진은 2013년 / 이하 뉴스1-사진공동취재단

채널A도 북한에 등장한 이 버스에 주목했다.

매체는 개성공단 폐쇄 1년 뒤인 2017년에도 개성 시내에서 해당 버스가 포착됐다고 설명하면서 "당시만 해도 버스 앞면에는 현대차 로고와 한반도기 문양이 새겨져 있었지만, 지금은 로고와 한반도기 문양을 모두 떼어낸 모습"이라고 했다.

(왼쪽) 개성공단 통근 버스 (오른쪽) 조선중앙TV에 포착된 버스 비교. 현대차 로고 등이 사라진 모습
(왼쪽) 개성공단 통근 버스 (오른쪽) 조선중앙TV에 포착된 버스 비교. 현대차 로고 등이 사라진 모습

해당 버스가 만일 현대차와 우리 정부가 제공한 게 맞다면 이는 남북 간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구충서 법무법인 JNC 변호사는 채널A에 "북한이 우리 측 소유 버스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상대방 투자자의 투자자산을 국유화하거나 재산권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남북투자보장합의서'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내 차량 움직임을 파악하고, 이를 발표한 바 있다. (KBS 보도)

개성공단 통근 버스로 이용된 현대차 에어로시티
개성공단 통근 버스로 이용된 현대차 에어로시티

통일부는 당시 "최근 개성 공업 지구 내 미상의 차량 움직임 등을 포착했다. 북측의 설비 무단 가동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알렸다.

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설명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