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 표절 논란에 '괜찮다'고 했던 원작자, "표절 선 긋기 어렵다"
2022-07-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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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표절 논란에 소환된 사카모토
사카모토 류이치가 말하는 표절의 경계
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이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세계적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가 논란에 다시금 입을 열었다.
일본 작곡가이자 피아노 연주가 사카모토 류이치가 국내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표절'에 관한 견해를 드러냈다.
한겨레는 11일 단독 보도를 통해 사카모토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사카모토는 "표절 (여부) 선 긋기는 전문가도 일치된 의견을 내기 어렵다"며 "음악 지식과 학습으로는 독창성을 만들 수 없다. 독창성은 자기 안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음수가 제한된 음계에 근거해 멜로디와 화음을 만들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많은 곡은 비슷하다"면서 "어떤 작품은 불가항력으로 닮아버리거나 어떤 작품은 비슷하게 만들었거나 어떤 작품은 그대로 베껴버린 곡도 있다. (표절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지는 전문가도 일치된 견해를 내놓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음악에는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지식과 학습으로 습득할 수는 있다. 즉 재능이 없어도 지식과 기술로 작곡은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지식은 과거의 집적이기 때문에 거기에는 독창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창성은 자기 안에 있는 것이다. 자신에게 물으면서 하나하나 헤쳐 나갈 수밖에 없다"란 생각을 전했다.

지난달 유희열은 자작곡 '아주 사적인 밤'이 사카모토의 곡 '아쿠아(Aqua)'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자, 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으로 사카모토를 언급하며 "무의식에 남아 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썼다"고 고개를 숙였다.
사카모토는 잇뮤직크리에이티브를 통해 "두 곡의 유사성은 있지만 내 작품 '아쿠아'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는 볼 수 없다"며 "내 악곡에 대한 그의 존경심을 알 수 있었다"는 입장을 냈다. (본보 6월 20일 보도)
이어 "난 바흐, 드뷔시에게서 강한 영향을 받은 몇몇 곡들을 갖고 있다. 모든 창작물은 기존 예술에 영향을 받는다. 거기에 자신의 독창성을 5~10% 가미한다면 훌륭한 일"이라며 "여전히 내가 만드는 모든 음악에 독창성 비율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쉽지 않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