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4년 차' 윤두준은 아직도 성장 중이다 [인터뷰 종합]

2022-07-1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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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는 나의 집, 팬은 원동력”
14년 차 연예인 윤두준의 생각

하이라이트 멤버 겸 배우 윤두준이 '구필수는 없다'를 통해 한층 더 성장했다.

윤두준은 최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카페에서 위키트리와 인터뷰를 진행, ENA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달 23일 종영된 ENA ‘구필수는 없다’는 가족은 있지만 살 집은 없는 치킨가게 사장 구필수(곽도원)와 아이템은 있지만 창업할 돈은 없는 청년 사업가 정석(윤두준)이 티격태격 펼쳐나가는 생활밀착형 휴먼 코믹 드라마다. 윤두준은 정석 역을 맡아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도 당당히 꿈을 좇는 모습으로 전 세대 시청자들에게 유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했다.

윤두준 / 이하 어라운드어스 제공
윤두준 / 이하 어라운드어스 제공

특히 이 작품은 윤두준이 전역 후 선택한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는 하이라이트 활동과 함께 준비할 수 있는 작품을 기다렸고 때마침 ‘구필수는 없다’를 만났다. 하지만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와는 결이 달랐고, 크게 공감할 수 없는 캐릭터라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4년 만의 복귀라는 것도 부담으로 다가왔다.

“제 경험에서는 크게 공통점을 찾을 수 없는 설정이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힘들었어요. 또 4년 만에 촬영하는 거라 그간 해왔던 경험들이 백지화돼 있는 느낌이었어요. 도움이 안 될 것 같았죠. 촬영이 막 들어갈 땐 정신없었지만 끝나고 나니까 ‘모든 사람들이 고생해서 열심히 촬영했는데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그런 드라마면 어떻게 하지에 대한 걱정이 컸어요. OTT도 처음이었거든요.”

하지만 윤두준의 걱정은 기우였다. ‘구필수는 없다’는 한국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넷플릭스에 저랑 곽도원 선배님 사진이 번갈아가면서 걸리는데 되게 신기했어요. ‘넷플릭스에 내가 나와?’, ‘출연 윤두준?’ 너무 신기했죠. (웃음)”

배움을 준 현장

주로 로맨스물을 했던 윤두준에게 전 연령이 볼 수 있는 성장물은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특히 또래 배우들이 아닌 선배 배우들과 합을 맞추면서 많은 걸 얻을 수 있었다. 특히 호흡을 맞춘 선배 배우 곽도원을 보며 많은 점을 배웠다고.

“곽선배님은 모든 걸 생각해 오시더라고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분위기를 보고 최적의 것을 골라내시는데, 옆에서 보면서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싶었어요. 또 내 일처럼 정석의 입장에서 직접 연기하면서 ‘뭐가 더 좋은 것 같니?’라고 물어봐 주시는데 그동안 못 해본 경험을 했어요. 진짜 많이 배웠죠.”

'볼수록 애교만점', '삭샤를 합시다', '몽땅 내사랑', '퐁당퐁당 LOVE', '라디오 로맨스'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연기 경력을 쌓아온 만큼 편해진 부분도 있었다.

“테크닉적으로 편해진 건 사실이에요. 잘 몰랐을 때는 슬픈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나니까 그렇게 연기를 했다면, 지금은 좀 편해지다 보니까 호흡조절을 하면 잘 나오더라고요. 그래도 소리를 지르면서 우는 건 불편했어요. 소리를 지르면서도 할 말은 전달을 해야 하니까 너무 힘들던데요. 그런 것까지 조절하는 곽도원 선배님을 보면서 더 많이 놀랐어요.”

이하 KT스튜디오지니
이하 KT스튜디오지니

"아이돌 출신 배우, 예전에는 선입견 있었죠"

현재 브라운관과 스크린은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그야말로 날아다니고 있다. 소녀시대 윤아, 2PM 준호, 미스에이 출신 수지, 우주소녀 보나, 구구단 출신 김세정 등 수많은 가수들이 드라마, 영화에서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윤두준이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아이돌 출신'이란 타이틀을 보는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예전에는 선입견, 불안의 시선이 있었어요. 실제로 저도 많이 겪어봤고요. (웃음) 그때는 은연중에 다 하는 느낌으로 저도 연기를 시작했어요. 지금 와서 보면 어렵게 연기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저도 정통파가 아니니까 그 배우들에게 죄송한 마음에 더 열심히 한 것도 있었어요. 그런 것들 때문에 더 완벽하게 준비해서 나오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회사에서 무리하게 강요했다면 지금은 욕심 있고 재능 있는 친구들이 준비해서 나오는 거죠."

아이돌 출신 배우를 보는 달라진 시선, 윤두준은 그 중심에서 열심히 하는 동료, 후배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PM 준호는 옛날부터 연기 잘하는 거 알고 있었어요. '언젠가 대성하겠구나' 생각했죠. 세정 씨나 보나 씨 하는 거 보면 대단해요. 저는 저 나이 때 저렇게 못했거든요. 비단 연기뿐 아니라 아이돌 시장도 그래요. 지금 나온 친구들은 데뷔 때부터 완벽하게 하니까 신기하고 멋있어요. 이제 완벽하지 않으면 아예 시작을 안 하는 것 같아요.”

"원동력은 하이라이트와 팬"

윤두준은 배우이기 전에 가수다. 아직 현역으로 활동 중인 하이라이트의 리더인 그는 후배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요즘 친구들 무대도 많이 찾아보고 흐름에 몸을 던지려고 해요. 비껴가기보다 환승해서 따라갈 수 있을 만큼요. 트렌드를 주도하지 못해도 지금까지 해온 시간이 소중해서, 버리고 싶지 않아서 따라가요. 버티는 단계죠. 이번에 콘서트를 하면서 그동안 해왔던 것들이 다 의미가 없진 않구나 느꼈어요.”

윤두준은 하이라이트의 첫 정규 앨범 준비와 드라마 촬영을 동시에 했다. 이 과정에서 힘이 됐던 건 다름 아닌 동료이자 친구 그리고 가족 같은 멤버들이었다. 그는 하이라이트에 대해 ‘집 같은 존재’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단체 활동을 한다는 게 힘들거나 스트레스받지 않아요. 책임감은 느끼지만 너무 즐거워요. 공연 준비할 땐 힘들지만 스케줄은 한 번도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체력적으로도 괜찮았어요. 드라마 측에서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무탈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그는 노래와 연기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만능 엔터테이너다. 하지만 하이라이트와 배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무조건 하이라이트라고. 멤버들이 있기에 윤두준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올해 데뷔 14년 차를 맞이한 윤두준이 쉼 없이 달릴 수 있었던 원동력 역시 하이라이트와 팬이었다.

“팬분들이 70~8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멤버들이에요. 다들 열심히 하고, 허투루 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계속 보여줘서 귀감이 되죠. 공연 준비하면서도 기광 씨가 완벽주의자 모습을 보여주는데 여기까지 하겠다는 말을 차마 못 하겠더라고요. 서로 자극이 돼요. 지금의 멤버들 아니었으면 오래 즐기면서 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하이라이트 단체 사진 / 이하 윤두준 인스타그램
하이라이트 단체 사진 / 이하 윤두준 인스타그램

윤두준이 속한 하이라이트(당시 활동명은 비스트)는 2011년 발매한 앨범 ‘Fiction And Fact’가 인기를 끌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때와 같은 인기는 아니지만, 현재가 더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굽힐 수 없는 건 ‘하이라이트’라고 강조했다.

“처음엔 우울하기도 했어요.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그 지표 때문에 1등 하다가 2등 하면 큰일 나는 거예요. 팬분들이 응원해 주시는 거 아니었으면 못했어요. 그래도 멤버들이 다들 현실을 잘 받아들이고 즐겁게 하려고 해서 지금까지 할 수 있었어요. 제가 굽힐 수 없는 건 하이라이트예요. 예전의 비스트의 가치가 아니더라도 좋아요. 하이라이트는 집 같아요. 이게 없으면 연기도 못할 것 같아요.”

끝으로 그는 하이라이트 활동이 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작품이 온다면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렘을 드러내기도 했다.

home 김하연 기자 iamh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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