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교수가 아들에게 곱셈 개념을 일깨워 준 '특별한' 방법 (영상)
2022-07-1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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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계 노벨상, '필즈상' 수상한 허준이 교수
귀국 후 첫 기자 간담회서 자녀 수학 교육법 공개
수학계 노벨상이라 평가받는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고등과학원(KIAS) 석학 교수가 아들의 수학 교육 방법을 공개했다.

허 교수는 지난 13일 서울 동대문구 고등과학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지난 5일(현지 시각) 핀란드 헬싱키에서 상을 받은 후 첫 인터뷰다.
이날 허 교수는 "수학은 마라톤을 준비해서 매년 대회에 참가하고, 굉장히 어려운 역기를 드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루도 빠짐없이 즐기는 것과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수학이 쉬우면 재미가 없을 거다. 수학은 어렵고 자신이 얼마나 깊이 생각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시험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매력을 준다. 그러나 이런 일시적인 스트레스에 압도당하다 보면 수학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라며 "운동선수가 본인 체력이 이상으로 운동을 하면 부상을 당하는 것처럼, 수학도 자기 체력을 잘 생각하면서 조금씩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자녀에게 어떻게 수학 교육을 시키는지도 공개했다. 그는 "첫째 아들과 하루에 한 문제 정도 수학 문제를 같이 푼다. 아들이 수학 문제를 만들어오면 제가 그 문제를 풀고 아들이 채점해준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단한 문제를 만드는 게 아니라, 학교에서 봤던 문제를 변형해 오는 식이다. 예를 들면 동그라미를 그려놓고, '동그라미가 몇 개인지 세서 답을 쓰시오' 이런 거다"라며 "그럼 제가 항상 쉽게 답을 쓰니까 아들이 약이 올랐는지 동그라미를 많이 그려온다. 저는 100개가 넘는 숫자를 같이 세는 과정이 수학적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한번은 아들이 동그라미 130개를 세라는 문제를 냈는데, 처음에는 13개씩 10줄로 그려왔다. 그런데 제가 1초 만에 재깍 정답을 맞히니까 나중에는 동그라미를 무작위로 그려서 주더라. 이러면서 곱셈의 개념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허준이 교수는 허명회 고려대 통계학과 명예교수와 이인영 서울대 노어노문과 명예교수의 아들로, 양친의 미국 유학 시절 캘리포니아 스탠퍼드에서 태어났다. 두 살 때 부모와 함께 한국으로 들어와 한국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자퇴 후 2007년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물리천문학부 학사, 2009년 같은 학교 수리과학부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학위는 2014년 미국 미시간 대학교에서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