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 열받아 폭발하게 만든 애플… 엉뚱한 곳에서 '진실' 드러났다

2022-08-1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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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현대사 왜곡했다” 주장한 반크
위키백과 검수 없어 벌어진 일

아이폰 음성 서비스 시리(Siri)가 "한국은 일본 제국령 조선"이라는 왜곡된 정보를 그대로 전해 애플이 뭇매를 맞았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백과'에 올라온 내용을 검수 없이 내보내면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미국 애플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Denis Kuvaev-Shutterstock.com
미국 애플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Denis Kuvaev-Shutterstock.com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지난 9일 애플의 아이폰 음성 서비스인 시리를 실행시킨 뒤 "한국에 대해 알려줘"라고 질문했을 때 나오는 답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크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시리는 위 질문에 "한국은 동아시아에 위치한 지역 또는 헌법상의 국가로, 현대사에서는 한반도 또는 조선반도의 일본 제국령 조선을 이르는 말이다. 화국을 이르는 경우가 많으며, 근현대사에서 한국은 고종이 수립한 대한민국을 일컫는 말로 쓰였다"라고 답한다.

답변의 출처는 위키백과로 기재돼 있다.

반크 측은 "한국 현대사는 1945년 8·15 광복 이후를 말한다"며 "시리는 광복 후에도 한국이 마치 일본 제국령 조선을 이르는 것처럼 잘못 소개하고 있다. 애플에 시리의 한국 정보 오류 시정을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보냈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등 다수 매체는 이날 반크의 주장을 보도하며 "애플이 현대사를 왜곡했다"고 문제 삼았다.

여기엔 "애플은 이 설명의 출처로 위키백과를 짚었지만, 실제 위키백과에 '일본 제국령 조선'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주장이 곁들여졌다.

10일 '한국에 대해 알려줘'라고 말했을 때 시리 답변 / 이하 위키백과
10일 "한국에 대해 알려줘"라고 말했을 때 시리 답변 / 이하 위키백과

그러나 실제 위키백과에는 이런 내용이 올라왔다가 수정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위키백과는 모든 익명의 사용자에게 편집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런 탓에 '한국'을 포함한 위키백과에 실린 모든 정보는 지금껏 여럿에 의해 수차례 고쳐졌다.

그 편집 내역을 살펴보면 '한국'이라는 키워드에 '일본 제국령 조선'이라는 정보가 포함된 건 지난해 9월이었다.

반크 지적 사항이 담긴 위키백과 내용
반크 지적 사항이 담긴 위키백과 내용

인터넷 주소(IP) 218.144.114.15를 사용하는 한 익명의 사용자 지난해 9월 22일 오후 6시 9분 이 문서를 고치면서 위 내용을 기재했다.

해당 사용자가 수정하기 전에는 "한국은 동아시아에 위치한 지역 또는 헌법상의 국가로, 현대사에서는 한반도 또는 조선반도의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이르는 말이다. 현대에 일반적으로 '한국'은 대한민국을, '조선'은 조선민주주의공화국을 이르는 경우가 많으며, 근현대사에서 한국은 고종이 수립한 대한제국을 일컫는 말로 쓰였다"라는 설명이 나왔었다.

반크의 주장이 제기된 뒤 위키백과 문서는 또다시 여러 차례 수정됐다.

익명의 사용자 누구나 편집할 수 있는 위키백과. '애플의 현대사 왜곡 논란'이 제기된 9일 '한국' 관련 문서가 여러 차례 수정됐다.
익명의 사용자 누구나 편집할 수 있는 위키백과. '애플의 현대사 왜곡 논란'이 제기된 9일 '한국' 관련 문서가 여러 차례 수정됐다.

애플은 2011년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자사 제품에 음성을 인식해 답변하는 시리 서비스를 넣었다.

시리는 지식과 관련한 정보에 관해서는 웹사이트 위키백과 검색 결과를 보여주거나 이를 읽어주고 있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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