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반지하 침수'로 숨진 13세 소녀의 빈소… 초등학교 친구들이 찾아와 목놓아 울었다
2022-08-11 10:16
add remove print link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 빈소 마련
“고립된 상황서 수시간 사투 벌였다”
지난 8일 수도권에 폭우가 쏟아졌을 때 반지하 주택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홍모(47)씨, 발대장애인 홍씨 언니(48), 홍씨 딸 황모(13)양의 빈소가 10일 영등포구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빈소를 마련한 이들은 홍씨 직장동료였다. 홍씨가 총무부장으로 활동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부루벨코리아지부의 조합원들이 빈소를 차렸다.
오후 1시쯤 조문이 시작되자 빈소에서 조합원들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저임금 서비스노동자인 홍씨는 많지 않은 월급을 받으면서 늙은 어머니와 발달장애인 언니, 어린 딸을 홀로 부양해왔다. 한없이 짠한 홍씨의 생전 처지와 비극적인 죽음이 맞물려 조문객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어머니, 이모와 함께 숨진 황양의 초등학교 친구들도 빈소를 찾아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며 목놓아 울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부루벨코리아지부는 홍씨 일가족의 죽음은 사회적 죽음이라고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가 있다.
지부는 입장문을 발표해 "이들은 불시에 사고를 당한 게 아니라 수 시간 동안 수재를 피하고 살아남기 위해 고립된 상황에서도 사투를 벌였다"면서 "통화량 폭주로 전화 연결도 원활하지 않았고 인력부족 등 원인으로 사고 대처에 역부족이었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홍씨는 사고 당일 지인에게 구조 도움을 요청했다. 소방 등 구조 당국과 연락이 닿지 않아 지인에게 연락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인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경찰만 있었을 뿐 소방당국은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현장 관계자들이 유리창을 뜯어 일가족을 꺼내려고 시도했지만 한 곳을 뜯고 손을 집어넣었을 때는 이미 천장까지 물이 차올라 일가족은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