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도 안 했는데 논란 터진 영화 '더 우먼 킹', 반응이 심상찮다 (+이유)

2022-08-1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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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왜곡 논란 터진 영화 '더 우먼 킹'
국내외 예비 관객 냉담한 반응

영화 '더 우먼 킹'이 개봉 한 달여를 앞두고 뜻밖의 문제에 맞닥뜨렸다.

"역사를 미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배급사에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영화 '더 우먼 킹' 스틸컷 / 이하 소니 픽처스 제공
영화 '더 우먼 킹' 스틸컷 / 이하 소니 픽처스 제공

다음 달 16일 미국에서 선공개되는 영화 '더 우먼 킹'의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소니 픽처스에 따르면 '더 우먼 킹'은 18~19세기 아프리카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 중 하나였던 다호메이 왕국에서 일어난 실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영화다.

여성으로만 구성된 부대의 사령관 나니스카(데이비스)와 신병 나위(음베두) 등이 국민을 노예로 만들고 그 삶을 모두 파괴하려는 부족에 저항하는 내용을 그린다. 아마존 여전사들이 프랑스와 이웃 부족의 도움을 받아 왕국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는 이야기다.

미국 배우 비올라 데이비스 / 데이비스 인스타그램-애플tv 제공
미국 배우 비올라 데이비스 / 데이비스 인스타그램-애플tv 제공

이 영화는 배우 비올라 데이비스가 일찌감치 출연을 확정하면서 제작 당시부터 화제에 올랐다.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 꼽히는 미국 에미상에서 흑인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데이비스가 나온다는 것 자체만으로 예비 관객 기대는 커졌다.

이에 화답하듯 배급사는 2분 35초짜리 공식 예고편을 지난달 6일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예고편을 본 예비 관객 반응은 냉담했다. 다수는 "영화가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영상에는 12일 오후 3시 기준 1만 4000여 개 댓글이 달렸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역사 왜곡'에 관한 내용이었다.

소니픽처스 제공
소니픽처스 제공

네티즌 반응을 종합해보면 이들이 문제 삼은 건 '다호메이 왕국'이라는 영화 속 설정과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설명이었다.

역사상 17세기 초~19세기 말 존재한 다호메이 왕국은 소국을 정복하며 세력을 키웠고, 18세기 노예무역의 중심지였다. 실제 이 왕국에 의해 흑인 노예는 중남미, 미국 등으로 팔려나갔다.

19세기 프랑스, 영국 등이 서아프리카 지역에 식민지를 두면서 다호메이 왕국은 위협을 받았고, 노예무역 자체가 금지돼 힘을 잃어갔다. 그러다 1894년 프랑스와 전쟁에서 패배하면서 다호메이 왕국은 프랑스령이 됐다. 오늘날 아프리카 서부에 위치한 베냉 공화국이 이 다호메이 왕국이다.

네티즌은 이런 실제 역사를 근거로 "잔인한 노예 무역상이었던 다호메이 왕국을 미화하고 있다", "다호메이 왕국은 노예 매매를 위해 성인 남녀는 물론 어린아이까지 다른 부족을 공격해 끌어모았다. 대규모 희생을 만들었다", "이 영화에 나오는 다호메이 여전사는 실제로는 다호메이에 희생된 노예", "역사상 최악의 문명 중 하나를 영화가 영웅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건 실화가 아니라 파워 판타지 영화"라며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영화 '더 우먼 킹' 포스터 / 소니픽처스 제공
영화 '더 우먼 킹' 포스터 / 소니픽처스 제공

국내 영화 팬도 이런 내용을 접한 뒤 개봉 후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될 것으로 봤다.

더쿠, 해연갤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위 내용이 공유되며 네티즌 관심을 받았다. 국내 네티즌은 "실제 아프리카는 침략 역사로 여전히 아픔이 있는데 왜곡된 영화가 나오다니", "자세한 건 나와봐야 알겠지만 진짜라면...", "관심 갖고 있던 영화인데 아쉽다"라고 반응했다.

home 김혜민 기자 khm@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