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오가 버틴 10년…인생작 '우영우'를 만났다 [인터뷰 종합]

2022-08-2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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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년 차 강태오의 히트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서프라이즈 멤버들 부러웠지만, 한 우물만 팠죠”

"촬영하면서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어요. 얼떨떨하면서도 감사하다는 말밖에 못 하겠어요."

강태오 / 이하 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강태오 / 이하 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했던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위키트리와 만난 강태오가 전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종영 소감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린 작품. 0.9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시청률로 시작한 ‘우영우’는 마지막 회에 전국 17.5%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1, 2부 방송이 나간 뒤 현장에 갔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0.95%에서 1.8% 올랐죠. 시청률에 대한 개념을 잘 몰랐는데 관계자분들이 너무 좋아해 주셔서 '아, 이게 심상치 않은 거구나' 알게 됐어요."

#신선한 충격을 준 이준호

강태오는 극 중 훈훈한 외모와 다정한 성격으로 인기를 한 몸에 받는 법무법인 한바다 송무팀 직원 이준호 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다. 지인들에게 "SNS만 키면 네 얼굴이 나와서 지겹다"는 말을 들었을 정도다. 준호의 다정함은 이준호에게도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쿵짝짝'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 감독님이 이 장면을 정말 예쁘게 연출한다는 게 느껴졌어요. 그 장면이 의미 있게 느껴졌던 건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회전문을 못 지나면 '옆문을 열어드릴게요'라고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회전문을 같이 헤쳐 나가자는 느낌으로 한 방향을 통해 나아가는 게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준호가 너무 좋았죠. (웃음)"

하지만 다정한 준호 톤에 맞추기 위해 고생도 했다. 나름 섬세한 편이라고 자부하지만, 준호만큼은 아니었던 것. 강태오는 준호의 눈빛, 다정한 모습을 위해 노력했지만, 가끔 과하게 나올 때도 있어 유인식 감독이 강약 조절을 잡아줬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강태오가 생각하는 실제 성격은 어떨까.

"엉뚱하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데 해명할 기회가 있어야 해요. 저는 매사에 진지하다고 생각하는데, 친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조금 순화해서 얘기하면 친구들은 저한테 멍청이라고 해요. (웃음)"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틸 속 강태오 박은빈 / 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제공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틸 속 강태오 박은빈 / 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제공

#설렘 가득했던 박은빈과 호흡

'우영우'에서 강태오와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춘 배우는 단연 박은빈이다. 그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쿵짝짝' 장면 역시 주인공 우영우를 연기한 박은빈과 함께 만들었다. 특히 시청자들을 설레게 만든 "섭섭한데요" 대사가 등장하는 장면과 우영우와 키스신은 연기하는 순간 설렘을 느끼게 해줬다.

"'섭섭한데요' 신은 준호가 영우에게 느끼는 감정을 입 밖으로 드러낸 장면이었어요. 말은 섭섭하다고 했지만 얼마나 설레고 짜릿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을까요. 영우에게 다가갈 때 시선을 살짝 부끄러워하면서,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같이 흔들리는 눈동자 등 이런 걸 감독님이랑 디테일하게 잡았어요. 그 장면만 10번 넘게 촬영했죠. 또 센서등 아래에서 입맞춤하는 장면은 설렐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던 것 같아요."

강태오의 상대 역인 박은빈은 1996년 데뷔해 올해 27년 차를 맞이한 베테랑 배우다. 10년 차 배우인 강태오에게는 대선배인 셈. 강태오는 박은빈에 이야기가 나오자 "멋진 배우",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라며 감탄했다.

"정말 선배님이라는 걸 현장에서 많이 느꼈어요. 대사도 그렇고 준비할 게 많을 텐데 항상 현장에 오면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줘서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죠. 준호와 영우의 케미스트리를 신경 쓰면서 '이 포인트에서 네가 해준 눈빛이 영우가 느끼기에 너무 좋았어'라고, 별로면 별로라고 솔직하게 얘기해줘요. 피드백이 명확하니까 너무 좋아요. 감독님의 디렉팅이나 배우들과 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누나가 많이 이끌어줬어요."

이하 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이하 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강태오의 기다림

TV 화제성 분석회사 굿데이터 코퍼레이션 측에 따르면, 강태오는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 5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또 7월 배우 브랜드 평판 2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3배나 넘게 늘었다.

이런 성공은 한순간에 이루어진 게 아니다. 강태오는 2013년 웹드라마로 데뷔 후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로 활동하며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같은 그룹 멤버 서강준, 공명, 이태환이 먼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한 발자국 뒤에서 지켜봐야 했다. 그래도 좌절하지는 않았다.

"솔직하게 조급함이 아예 없지는 않았죠. 강준이가 선발대로 잘 되는 걸 봤지만, 힘든 모습도 많이 봤어요. 그러면서 우리에게 조언도 많이 해줬죠. (이후) 공명이, 태환이가 잘 되는 걸 보면서 부럽고 질투 나기도 했어요. 하지만 남 일에 크게 관심이 없어서 나만의 시선대로 한 우물만 쭉 파자고 생각했죠. 언젠가 이 나무에 물을 주다 보면 '소덕동 팽나무'처럼 커져있을 거니까. 멀리 보자고 생각했어요. "

이렇듯 묵묵한 기다림 끝에 '우영우'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강태오는 1994년생으로, 올해 입대를 앞두고 있다. 광고계 블루칩으로 급부상한 것은 물론 대세남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바로 공백기를 가지게 된 것. 충분히 아쉬울 수 있는 상황임에도 그는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30대를 군 복무 중 맞이하는 건 아쉽지만,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고.

"그래도 다녀와야죠. 정확히 언제 갈지는 모르겠지만 남은 시간마저 최대한 다양한 콘텐츠로 열심히 일하다 가려고요. 카카오톡을 딱 열었는데 병무청에서 메시지가 와있으면 가는 거예요. (웃음) 그런 말이 있잖아요. 할머니가 돼도 마음은 소녀 감성이라고. 겉은 늙어가도 마음만큼은 청춘인 것처럼 30대도 지금처럼 늘 젊게 살고 싶어요. 사실 아직 계획이 없지만, 불안감이 크지는 않아요. 오히려 30대가 기대됩니다."

'우영우'라는 히트작을 통해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강태오의 2024년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home 김하연 기자 iamh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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