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붕괴하고 있다' 정말 사실이었다

2022-09-1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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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6명… 6월 서울 출산율 쇼크
1970년 한국출산율의 1/8 수준

서울 명동 / 픽사베이
서울 명동 / 픽사베이
서울의 출산율이 충격적일 정도로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2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서울시 등 7개 특별·광역시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불과 0.74명에 불과하다. 합계출산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의 출산율은 1인당 4.53명이었다. 52년 만에 6분의 1 수준으로 출산율이 낮아진 셈이다.

인구학에 따르면 특정 집단이 인구를 유지하려면 출산율이 2.1명이 돼야 한다. 이를 대체출산율이라고 한다. 대체출산율의 3분의 1에 불과한 현재 출산율을 보면 한국 인구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서울의 출산율은 다른 지역보다 훨씬 심각하다. 집 마련, 육아가 다른 도시보다 훨씬 어려운 탓인지 서울 출산율은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은 0.56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출산율이 0.5대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7개 OECD 회원국 가운데 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오직 한국뿐이다. 2020년을 기준으로 OECD 평균 출산율은 1.63명이다. OECD 평균의 3분의 1에 불과한 데서, 출산율 문제가 그렇게 심각하다는 일본의 출산율이 1.3명인 데서 서울 출산율의 심각성을 실감할 수 있다.

인구는 한 번 줄어들면 감소 추세를 되돌리기 힘들다.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여성의 인구가 줄어들면 출산율을 높이더라도 신생아 수를 늘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한국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은 33.4세다. 현재 기준으로만 놓고 봐도 태어난 아이들이 다시 아이를 낳는 부모가 되려면 33년이 넘게 걸린다는 얘기다.

한국 인구 문제는 전 세계적인 이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국의 미래를 걱정한 바 있다. 그는 지난 5월 트위터에서 세계은행이 제공한 2020년 국가별 출산율 순위표를 소개하며 "한국과 홍콩은 가장 빠른 인구 붕괴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의 출산율이 변하지 않는다면 3세대 이후엔 현재 인구의 6%가 될 것"이라며 "대부분은 60대 이상 연령층이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산율이 왜 이렇게 줄어드는 것일까. 젊은이들이 자기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세상이기 때문이다. 결혼해 아이를 낳아 기르려면 상당한 경제적 부담을 각오해야 한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평균 수준의 사교육비를 포함해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자녀 1명을 양육하는 비용으로 2억원이 든다고 2019년 추정한 바 있다. 대기업, 공공기관의 정규직 등 양질의 일자리를 갖고 있지 않으면 출산은커녕 결혼조차 꺼리는 현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로이터연합뉴스, AliaksaB-shutterstock.com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로이터연합뉴스, AliaksaB-shutterstock.com

home 채석원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