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사라진 모기...더욱 강력해져서 '가을모기'로 돌아왔습니다
2022-09-2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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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채집 모기수 매년 늘고있어
'작은빨간집모기' 물린 경우 일본 뇌염 감염 위험↑
때 늦은 모기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4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토요일 밤 잠을 청하다 웽~하는 소리에 불을 켜고 모기 한 마리를 잡았다. 그날 밤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자다깨다를 반복하며 잡은 모기가 20여 마리였다. 8월 한 달간 방에서 잡은 모기 수가 모두 다섯마리를 넘지 않았는데, 찬바람 부는 9월 말에 이게 무슨일인가 싶었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A씨는 하루종일 창문도 열어두지 않았다고 한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25개 자치구에 설치된 디지털모기측정기(DMS)를 통해 채집된 모기 수는 올해 8월 5만5677마리로, 지난해 보다 35.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디지털모기측정기가 도입된 2015년 이후 8월 모기 채집량으로 최저치였다.
이처럼 8월 모기 수가 예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기저효과'로 9월 모기 수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것 처럼 체감될 수 있는 셈이다. 서울시에서 이달 1~3일 채집된 모기는 하루평균 2379마리로 8월 하루 평균인 1796마리는 물론 7월의 1902마리도 넘었다. 게다가 이처럼 8월보다 늘어난 모기가 가을 들어 기온이 낮은 아침과 밤에 따뜻한 실내 공간으로 모여들어 체감상 개체수가 훨씬 늘어난 것처럼 느껴지는 셈이다.
통상 7~8월 모기 수가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9월에도 모기수가 늘어나는 추세이기도 하다. 서울시 기준, 9월 채집된 모기 수는 2018년 6만7379마리, 2019년 8만3274마리, 2020년 9만5170마리, 2021년 9만542마리로 매년 대체적으로 늘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모기는 평균 기온이 오를수록 번식이 활발해지지만 32도가 넘으면 오히려 개체 수가 감소한다. 모기의 적정 활동 온도가 27도이기 때문이다. 기온이 높아지면 모기의 활동성이 낮아지고 수명이 짧아지며 심지어 지하실 등에서 '여름잠'을 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더위에 지친 모기가 가을로 활동 시기를 옮기는 추세이며, 이 때문에 올해 8월에 비해 상대적으로 9월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것일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예방수칙을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가을철 모기는 주로 몸길이 4.5mm 정도인 '작은빨간집모기'인데 일본 뇌염을 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외 활동 시 밝은 색의 긴 바지와 긴 소매의 옷을 입고 진한 향수나 화장품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