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의 전동화는 어디까지 왔나?

2022-09-3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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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에서 전기차 시대로 넘어오며 모든 회사들이 변곡점 맞이해
마세라티, 페라리, 포르쉐, 람보르기니 등의 전동화 정책은?

테슬라의 등장과 함께 내연기관 자동차의 시대가 생각보다 너무 빨리 저물고 있다. 글로벌 탄소 중립 정책과 더불어서 모든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회사로 전환해야만 하는 숙명을 가지게 됐다.

기아의 EV6 GT는 타이칸4S보다 높은 성능을 가졌다. / 기아
기아의 EV6 GT는 타이칸4S보다 높은 성능을 가졌다. / 기아

이는 비단 대중 자동차 브랜드 뿐만 아니라 고성능으로 많은 사람들을 매혹하는 스포츠카, 슈퍼카 브랜드에도 해당된다. 이런 브랜드들이 전기 스포츠카를 만들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초반부터 최대 토크가 발휘되는 전기 모터의 특성 상, 전기차 시대에서 자동차의 성능은 상향 평준화 되고 있다. 10월 4일 출시하는 기아 EV6 GT만 봐도 그렇다.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기아에서 제로백 3.5초, 최고 출력 500마력 후반 대의 자동차를 만들 것이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스포츠카 브랜드는 상향 평준화 되는 자동차 시장에서 더 놀라운 성능과 차별화를 가져야 한다. 그렇기에 신경 써야할 것이 많고 고민해야 할 부분도 많다. 이런 제조사들의 앞으로 전기차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될 것인지 한번 정리해봤다.

포르쉐 타이칸 터보S 스포츠 투리스모 / 포르쉐
포르쉐 타이칸 터보S 스포츠 투리스모 / 포르쉐
[포르쉐]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 중 100% 전기차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곳은 포르쉐다. 2015년 발표한 마하E라는 전기 스포츠 콘셉트카는 세월이 흘러 2019년 타이칸이라는 양산형 모델이 됐다. 현재 포르쉐는 타이칸과 가지치기 모델인 타이칸 스포츠 투리스모 등 100% 전기차를 비롯하여 4도어 모델인 파나메라, SUV인 카이엔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가지고 있다. 지난 해 유럽에서 판매된 포르쉐 10대 중 4대가 전동화 모델이다.

포르쉐는 현재 독일에서 IPO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기업 공개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전기차 시장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당장 내년인 2023년부터 SUV모델 마칸의 전기차 모델이 나올 예정이다. 또한 2025년에는 718의 순수 전기차를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전기차 시대로 전환을 가장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는 스포츠카 브랜드다.

올리버 블루메 포르쉐 이사회 회장은 2025년에는 전체 판매 모델의 50%를 전동화하고 2030년에는 순수 전기차의 판매 비중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 발표한 적 있다.

마세라티 기블리 프라그먼트 스페셜 에디션 / 마세라티
마세라티 기블리 프라그먼트 스페셜 에디션 / 마세라티

[마세라티]

심장 뛰게 하는 배기음을 가지고 있는 마세라티가 전동화 된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마세라티는 생각보다 공격적인 전동화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올 초에는 2025년까지 MC20, 콰트로포르테를 포함한 전체 라인업의 전동화 모델을 완성하겠다는 발표를 했으며 동시에 포뮬러E 출전을 선언하기도 했다. 2010년 이후 떠나있던 레이싱계의 복귀를 전기차로 하겠다는 선언이다. 마세라티의 참전은 포뮬러E 9번째 시즌으로 예정되어 있다.

현재 100% 전기차 모델은 없지만, 마세라티는 순수 전기차 라인업을 '폴고레(Folgore)'로 명명하고 가까운 미래에 선보일 예정이라 밝혔다. 폴고레는 이탈리아어로 '번개'라는 뜻인데 전기차에서도 마세타리의 퍼포먼스와 성능, 사운드 등 매력을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국내에 곧 발표할 SUV모델 '그레칼레'와 그란투리스모, 그란카브리오가 첫 번째 폴고레가 될 예정이며 이 모델들은 모두 2023년 100% 전기차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마세라티의 전동화 모델은 4도어 세단 기블리와 SUV 르반떼의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그중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모델은 올 상반기 마세라티 전체 판매량의 1/4을 책임졌다.

람보르기니 우루스 퍼포만테 / 권혁재PD
람보르기니 우루스 퍼포만테 / 권혁재PD

[람보르기니]

람보르기니는 아직 어떠한 전동화 모델도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동화 계획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배터리 소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름대로 전동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년에 드디어 첫 번째 람보르기니의 전동화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대상은 람보르기니의 플래그십 모델인 아벤타도르의 후속 모델이며 V12기통 엔진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추가하는 형태다.

스테판 윙켈만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회장은 연초에 앞으로 5년 간 전동화 모델에 2조 4천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2024년까지 모든 라인업에 대한 전동화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2028년에는 100% 순수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브랜드에 비해서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스테판 윙켈만 회장은 '람보르기니 전기차는 최초는 아니지만 '최고'가 될 것이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라페라리 / 페라리
라페라리 / 페라리

[페라리]

페라리는 전통적으로 브랜드의 매 10주년을 기념한 자동차를 내놓는다. 그 유명한 F40과 F50은 각각 40주년과 50주년을 기념한 모델이었는데 70주년을 기념한 차는 바로 LaFerrari다. 그리고 하이브리드 유닛을 탑재해 페라리의 첫 번째 전동화 모델이기도 하다.

하이브리드 유닛을 통한 전동화 모델의 판매는 포르쉐의 918 스파이더와 더불어 일찍 시작한 편이기는 하지만 아직 100% 순수 전기차 모델은 없다. 다만 296GTB 같은 비교적 저렴한 모델부터 SF90 같은 슈퍼카까지 다양한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유닛을 얹고 있다. 물론 연비 향상이나 친환경 보다는 고성능에 초점이 맞춰진 전동화이긴 하다.

페라리의 순수 100% 전기차는 2025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그 사이에는 몇 대의 하이브리드 전동화 모델도 새롭게 나올 예정이다. 그래서 2026년에는 판매량의 60%, 2030년에는 80%가 전동화 모델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내연기관 엔진 자동차 라인업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home 권혁재 기자 mobomtaxi@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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