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수에 그 팬이라더니…블랙핑크 서울 콘서트에서 생긴 일 [위키 VIEW]

2022-10-1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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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월드투어 나선 블랙핑크
2시간을 순삭시키는 환상적인 라이브

그룹 블랙핑크(BLACKPINK)와 블링크(블랙핑크 팬덤 이름)가 ‘그 가수에 그 팬’의 정석을 보여줬다.

블랙핑크 / 이하 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 / 이하 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지수 제니 로제 리사)는 지난 16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BLACKPINK WORLD TOUR [BORN PINK] SEOUL’을 개최하고 팬들과 만났다. 15일에 이어 진행된 이번 콘서트 현장에는 블랙핑크를 보러 온 세계 각국의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으로 포문을 연 블랙핑크는 ‘프리티 세비지’(Pretty Savage), ‘휘파람’을 선곡, 완벽한 라이브로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오프닝 무대를 마친 블랙핑크는 떨리는 마음을 솔직하게 전했다.

먼저 리사는 “어제 콘서트 때 굉장히 떨렸다. (멤버들한테) ‘오늘은 신나게 놀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는데 막상 무대에 올라오니 긴장되더라. 어제와 다를 게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제는 “어제 보이던 얼굴도 많이 보이고 새로운 블링크도 많이 보이는 것 같다”며 “어제와 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너무너무 기대된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지수는 “저희가 4년 만에 월드 투어를 앞두고 있는데 그 시작이 서울이라 기쁘다”며 “그만큼 서울에서 에너지를 받아 갈 수 있게 같이 뛰어놀고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후 “같이 따라 불러달라”는 제니의 말과 함께 ‘돈 노우 왓 투 두’(Don't Know What to do), ‘러브식 걸스’(Lovesick Girls),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 ‘크레이지 오버 유’(Crazy Over You), ‘불장난’ 무대가 이어졌다.

오프닝부터 8곡을 연달아 선보인 블랙핑크는 공연 초반부터 작은 체구가 믿기지 않는 성량으로 탄탄한 라이브 실력을 입증했다. 격한 안무에도 흔들리지 않는 음정과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퍼포먼스는 감탄을 자아냈다.

또한 올림픽 체조경기장을 물들인 핑크빛 조명과 화려한 폭죽, 레이저 효과, 무대 연출도 블랙핑크와 어우러져 보는 재미를 높였다. 레이디 가가,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두아 리파, 차일디시 감비노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의 공연을 탄생시켰던 스태프들이 디자인, 세트, 영상 등 전방위적으로 힘을 보탠 것. 여기에 YG와 오랜 시간 합을 맞춰온 베테랑 국내 제작진도 의기투합해 고품격 무대를 완성시켰다.

| 그 가수에 그 팬

이번 콘서트는 블랙핑크와 블링크(블랙핑크 팬클럽 이름)가 약 4년 만에 만난 자리다. 잘 노는 블랙핑크와 공연을 즐길 줄 아는 블링크의 만남은, 그야말로 ‘그 가수에 그 팬’이란 말이 절로 나오게 했다.

지수는 “블링크들이 계속 일어나고 싶은 것 같다. 눈치 보지 말고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외쳤고, 제니는 "용감한 블링크 한 명이 모든 블링크를 일으킨다”며 “집에 가면 영상 다 올라온다. 그러니까 오늘은 휴대폰을 내려놓자. 휴대폰이랑 콘서트 하는 것 같다”고 귀여운 투정을 부렸다.

그러자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콘서트를 제대로 즐기기 시작했다. 양손을 뻗어 응원봉을 흔들고, 자리에서 춤을 추고, 떼창을 하며 각자의 방식대로 블랙핑크와 호흡했다. 취재진이 모여 앉은 1층 6구역에서도 흔들림이 느껴질 정도였다.

팬들과 더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려는 멤버들의 노력도 빛났다. 블랙핑크는 T자 형태 돌출 스테이지에서 다양한 무대를 꾸몄고, 메인 무대 양쪽 끝까지 찾아가 멀리 있는 팬들에게도 사랑을 전했다.

혼자서도 잘해요

‘텔리’(Tally)와 ‘핑크 베놈’(Pink Venom) 등 정규 2집에 수록된 두 곡의 무대가 끝나자 4인 4색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개인 무대가 이어졌다. 아직 솔로 앨범을 발매한 적이 없는 지수는 카멜라 카베요의 ‘라이어’(Liar)를 본인만의 스타일로 선보였다. 특히 그는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섹시미를 발산해 눈길을 끌었다.

제니는 미공개 신곡을 준비, 치명적인 분위기와 남성 댄서와 호흡이 빛나는 안무로 큰 호응을 끌어냈다. 로제는 큰 사랑을 받은 ‘하드 투 러브’(Hard to Love), ‘온 더 그라운드’(On The Ground)를 선곡해 남다른 음색을 자랑했다. 리사는 ‘라리사’(LALISA), ‘머니’(MONEY)로 특유의 카리스마를 뽐냈다.

솔로 무대를 마친 이들은 ‘셧 다운’(Shut Down), ‘타이파 걸’(Typa Girl)을 통해 다시 완전체로 무대에 올랐다.

제니는 “미공개 신곡을 들려드렸는데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준비했다. 앞으로 콘서트에서 쭉 보여드릴 테니 기대해 달라”면서도 “마지막에 손동작으로 하는 퍼포먼스가 있는데 사실 연습하면서 보시는 분들이 ‘이 스토리를 못 알아들으면 어떻게 할까’ 걱정했다. 그런데 멤버들이 리허설을 보고 응원해 줘서 마음이 나아졌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지수는 “오늘 섹시함을 뿌려야 하는데 머리에 있는 리본이 너무 방해되더라. 그래도 오늘은 좀 귀여워 보이고 싶어서 (양갈래를) 했다”고 했다. 폴 댄스를 선보인 리사는 “고민을 많이 했다. 사실 초보라서 봉을 잡기가 은근히 힘들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러자 제니는 “저렇게 말하면서 가장 잘하는 게 리사”라고 힘을 북돋았다.

블랙핑크 힘의 원천 '블링크'

이날 엔딩곡은 ‘뚜두뚜두(DDU-DU DDU-DU), ‘포에버 영(Forever young)’이었다. 공식적인 두 곡의 무대가 끝나자 공연장에는 어둠이 찾아왔고, 팬들은 ‘스테이(Stay)’를 떼창하며 블랙핑크의 앙코르를 요청했다.

블랙핑크를 기다리는 팬들의 손에는 ‘어둠이 찾아와도 분홍빛으로 밝혀줄게’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에 다시 무대에 등장한 블랙핑크는 ‘붐바야’, ‘예 예 예(Yeah Yeah Yeah)’ 등으로 팬들의 사랑에 화답했다. 마지막 곡을 앞둔 멤버들은 월드 투어를 준비하면서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지수는 “내가 원래 긴장을 안 하는데 긴장이 되더라. 월드 투어의 시작을 서울에서 하니까, 홈타운에서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다. 진짜 잘하고 싶었다”며 “어제는 긴장이 된 상태에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고, 오늘은 블링크도 즐길 수 있도록 마인드 컨트롤을 열심히 했는데 팬분들이 즐거웠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리사는 “예쁘고 멋있는 공연을 만들어 준 스태프 감사하다. 또 우리 멤버들 진짜 너무 사랑한다. 바쁘게 활동하면서 몸도 아프고 잠도 제대로 못 자는데도 잘 마무리해 주는 것도 너무 고맙고 장하다”며 “예쁜 핑크색 바다로 꾸며 주는 우리 블링크도 항상 응원해 줘서 고맙고 사랑한다. 오래오래 함께하자"라고 멤버와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니는 “서울 콘서트를 마무리하는 날인데 느낌이 내일도 할 것 같고, 모레도 할 것 같다. 이제 막 몸이 풀렸는데 아쉽다. 이틀 내내 응원해 주신 블링크 너무너무 고맙다”며 “한 3개월 동안 밤낮없이 달린 것 같다. 이번 투어는 모든 스태프 댄서분들도 고생해서 다들 고생하셨다고 꼭 말하고 싶다. 투어 잘 다녀오겠다. 다녀와도 또 보러 와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끝내기가 아쉬워서 뭐라도 말해야 할 것 같은 이 기분 어떻게 하냐”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로제는 “제니 언니가 말한 것처럼 뭔가 한 다섯 번은 더 해야지 내가 해보고 싶었던 걸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은데 너무 오랜만에 해서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며 “진짜 무대를 쉬었을 때 ‘우리가 진짜 블랙핑크로서 무대를 하는 게 너무 재미있고, 정말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도 많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는데 한없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래도 저희 좋아해 주고 응원해 주셔서 고마움이 많이 드는 것 같다. 그리고 저희 홈타운이지 않나. 응원을 많이 받고 월드 투어도 멋지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진짜 마지막인 것처럼 놀아달라”라는 말을 끝으로 블랙핑크는 ‘마지막처럼’을 부른 뒤 무대에서 퇴장했다. 콘서트가 끝난 후 공연장을 나서는 팬들의 얼굴에는 행복함이 가득했다.

서울 콘서트를 통해 팬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 블랙핑크는 북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지로 향해 역대 K팝 걸그룹 최대 규모의 150만 명 관객을 동원하는 월드투어에 나선다. 그 출발점인 북미 공연은 오는 10월 25·26일 댈러스를 시작으로 휴스턴, 애틀랜타, 해밀턴, 시카고, 뉴어크, LA 등 총 7개 도시 14회 진행될 예정이다.

home 김하연 기자 iamh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