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대, 중국 욕했다는 이유로 중국인 유학생 퇴학 조치 '일파만파'
2022-10-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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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대, 해당 소식 전하면서 "하나의 중국 지지"
누리꾼들 "한국 대학교가 발표한 공지가 맞느냐"

광주의 한 대학교에서 혐중성 발언을 한 중국 유학생이 다른 중국 유학생들의 반발을 샀다는 이유로 퇴학당한 사실이 전해졌다. 그런데 학교 측이 이를 알리는 공고문에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표현을 써 논란을 키웠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개드립에 호남대 국제교류처의 중국어 공고문이 올라왔다.
공고문에 따르면 호남대는 혐중 발언으로 학생들 사이에 갈등을 조장한 22학번 경영학부 중국인 유학생 A씨를 퇴학 처리했다.
A씨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 대만 국기를 올리고 기숙사에서 대만 국가를 틀어 중국 유학생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그는 또 중국의 오성홍기를 찢어 신발을 닦는 등 계속해서 중국 유학생들을 도발하는 행동을 이어오며 잦은 싸움을 일으켰다.
이에 호남대 국제교류처는 "유학생 관리 조례에 근거해 학교 측과 상의를 거쳐 퇴학을 결정했다"며 "다른 학생들도 이 일을 계기로 이 같은 행동을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공고문은 또 "한중 양국이 수교 30년을 맞았다"며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공고문이 퍼지자 누리꾼들은 "중국에 있는 대학교 공지가 아니라 한국 대학교 공지가 맞느냐", "퇴학 명분이 혐오야?", "유학생 받아 장사하려면 파이가 큰 쪽을 선택할 수밖에", "반대로 행동해도 똑같이 퇴학시키는 거면 이해한다" 등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퇴학당한 학생이 대만 학생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17일 뉴스1의 보도를 보면 퇴학당한 A씨는 대만인이 아니고 중국 국적의 중국인 유학생이었다.
학교 측의 설명에 따르면 A씨는 올해 9월에 입학한 신입생으로, 지난 40여 일간 지속적인 혐중성 발언을 해 교내 중국인 유학생들과 다툼을 벌여왔다. 또 기숙사 내 음주 후 방에 구토하는 등 난동을 부려 수차례의 경찰 출동이 있었고, 이에 중국 유학생들은 함께 지낼 수 없다며 단체로 학교에 항의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학교 측은 뉴스1에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표현에 대해 "공고문은 중국인 교수가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작성한 것이고, 쓰지 않았으면 좋았을 표현이었다"며 "문제 학생에 대한 중국인 유학생들의 분노가 극심하다 보니, 학생들이 정치적인 얘기보다는 공부에 집중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교수가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A씨는 부모의 요청으로 학교의 인솔 하에 인천공항에서 지난 13일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호남대 총 재학생 수는 9088명, 중국인 유학생 수는 773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