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언급도 금기?… '푸르밀 사태'가 소환한 롯데 가문의 숨기고 싶은 가정사

2022-10-23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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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남 신동환 대표 경영 무능 도마 위에
롯데가 흑역사인 장남은 17년 전 실족사

푸르밀 페이스북(왼쪽)과 픽사베이
푸르밀 페이스북(왼쪽)과 픽사베이

범롯데가인 푸르밀의 전격 사업 종료를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 직원들은 "어떠한 협상도 없이 사측이 일방적인 정리해고를 통보했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 측은 올해 초 퇴진한 신준호(80) 전 회장과 차남인 신동환(51) 현 대표이사의 부자(父子) 경영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함께 누리꾼들은 오너 일가의 흑역사를 소환하며 날 선 시선을 보내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푸르밀은 1978년 설립된 롯데우유가 모태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 신준호 푸르밀 회장이 2007년 롯데우유를 롯데그룹에서 분사하면서 푸르밀로 사명을 바꿨다.

신동환 푸르밀 대표 / 푸르밀
신동환 푸르밀 대표 / 푸르밀

이후 신 회장 차남 동환 씨가 2018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실적이 악화일로를 걸었다. 올해 초 부친이 회장직에서 물러난 후 단독 경영에 나섰지만,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지 못했다.

신준호 덩 푸르밀 회장 / 뉴스1
신준호 덩 푸르밀 회장 / 뉴스1

푸르밀 창업주인 신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10개월 만에 사업 종료를 발표한 것을 놓고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신 전 회장이 과거 약 600억원에 사들인 부산 소주업체인 대선주조를 3년 만에 3600억원에 되팔아 먹튀 논란에 휩싸였으며 배임 횡령 등으로 검찰 조사까지 받은 전력이 있는 만큼 갑작스러운 폐업도 석연치 않다는 시각이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푸르밀 '경영 대권'이 왜 장남이 아닌 차남에게 넘어갔을까. 여기에 푸르밀 오너가, 나아가 롯데가의 불편한 가정사가 깔려 있다.

신 전 회장은 장남 동학 씨와 차남 신동환 푸르밀 대표, 딸 경아 씨를 뒀다.

그 중 신 전 회장의 장남이자 신격호 창업주의 조카인 동학 씨는 푸르밀이 롯데그룹에서 분리되기 전인 2005년 이국땅에서 실족사했다.

고 신동학 씨 / MBC
고 신동학 씨 / MBC

동학 씨는 잊을 만하면 신문 사회면을 장식한 롯데가의 트러블 메이커로 악명이 높았다. 오죽하면 “롯데가 낳은 최고 스타는 이대호가 아니라 신동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막장의 끝을 보여준 인물이다.

동학 씨는 1994년 1월 소위 ‘프라이드 주제에 어따 대고’ 사건으로 언론에 데뷔한다.

그는 당시 지인들과 대형차인 그랜저를 타고 달리던 중 소형차인 프라이드가 끼어들자 시비가 붙었다. 동학 씨 일행은 상대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에게까지 무차별 폭행을 가한 혐의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때부터 신동학이라는 이름 석 자는 롯데가에서 금기어가 된다.

동학 씨는 1999년에는 선영묘 도굴사건 현장 검증 때 용의자들을 폭행해 논란이 됐다. 2000년에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것도 모자라 단속 경찰을 매단 채 질주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뿐만 아니라 마약 사건에도 연루됐다.

그러다 2005년 태국 방콕의 한 콘도에서 여자친구와 술을 마시다 6층 높이의 베란다에서 추락해 비참한 죽음을 맞았다. 향년 36세였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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