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층 아파트 배달 취소 사건, 당사자입니다. 이건 '마녀사냥'입니다”

2022-11-17 17:40

add remove print link

힘들게 29층까지 올라가 배달했는데 취소 요청?…본인 등판
29층 배달 사건 당사자 “더 큰 마녀사냥의 불씨가 될 수 있지만” 해명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Ki young, Shutterstock.com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Ki young, Shutterstock.com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29층 아파트에서 음식을 주문한 고객이 배달원에게 배달 시간이 지연됐다는 이유로 음식 회수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된 가운데 본인이 직접 등판했다.

한 경기도 시흥 맘 카페에 17일 '29층 배달 사건' 당사자 A씨가 해명 글을 올렸다.

A씨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지역명과 아파트명이 거론되게 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 이유를 막론하고 배달원에게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사과를 드렸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마음이 풀릴 때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들도 올라왔으니 배달원도 음식을 가지고 올라오라고 지시하듯이 말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며 "배달원도 그 얘기를 내가 한 게 아니라 음식점 사장님에게 전해 들었다고 하더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고객 요청 사항에 벨 누르지 말고 문 앞에 놓아달라고 한 상태라 전화가 올지 몰랐다. 둘째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부재중 전화가 찍힌 지도 몰랐다"며 "당연히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것도 몰랐고 나중에 큰아이한테 듣고 알았다"고 설명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mnimage, Shutterstock.com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mnimage, Shutterstock.com

A씨에 따르면 그는 뒤늦게 부재중 전화를 보고 배달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이미 음식은 가게로 돌아간 상태였다. A씨는 아이들이 먹을 음식인데 다 불고 식었을 거라 판단, 음식점 사장님에게 주문 취소를 요청했다. 그러나 음식점 사장님은 배달 앱 고객센터와 통화 후 처리해 주겠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A씨는 "이미 남편이 퇴근길에 아이들을 먹일 다른 음식을 사가지고 오고 있었는데 고객센터에서 전화가 와 주문 취소가 안 된다고 하더라"며 "사장님도 말을 바꿔서 옆 동에 배달을 간 상태니 거기만 가고 29층까지 음식을 올려다 주겠다고 했다. 취소 처리는 못 해준다고 언성을 높이고 끊었다. 이때부터 나 역시 꼬이기 시작했고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통화에서 사장님은 나한테 언성을 높이고 막말을 했다. 난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사장님에게 감정적으로 싸우자고 통화를 하는 게 아니고 의견 조율을 바랐던 거라고 말한 뒤 끊었다"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내가 그런 욕을 태어나서 처음 들었고 그런 리뷰를 남긴 것도 처음이다. 구체적으로 적지 않은 건 진짜 영업 방해가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글이 더 큰 마녀사냥의 불씨가 될 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잘못한 건 잘못한 거고 사과드릴 건 드리고 아닌 건 아니라고 숨지 않고 밝혀내겠다"고 덧붙였다.

“아파트 '29층' 걸어서 배달하고 내려오는데...다시 올라와서 '가져가라' 합니다” 엘리베이터 고장 났는데 배달 앱으로 주문,찜닭 들고 땀과 눈물 뒤범벅 된 배달 라이더,. “아파트 '29층' 걸어서 배달하고 내려오는데...다시 올라와서 '가져가라' 합니다”
위키트리 | 세상을 깨우는 재미진 목소리

앞서 JTBC '사건반장' 제작진은 지난 14일 방송분에서 29층 배달 취소 사건에 대해 다뤘다.

이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 경기 시흥의 한 찜닭 가게는 지난 8일 오후 6시 30분쯤 배달 앱을 통해 들어온 주문을 받았다. 고객에게 배달까지는 약 50분이 걸린다고 안내했다. 가게는 15~20분 만에 조리를 마쳤고 이후 배달원이 음식을 받아 배달에 나섰다.

그러나 배달지인 아파트에 도착해 보니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상태였다. 심지어 고객의 집은 29층에 위치했다. 배달원은 다른 배달도 지연되고 있던 탓에 직접 올라가기 어렵다고 판단, 고객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고.

배달원이 옆 아파트에 다른 배달을 다녀오던 사이에 해당 고객과 연락이 닿았다. 배달원의 주장에 따르면 이 고객은 배달원에게 "우리 아들도 좀 전에 걸어 올라왔는데 여기까지 오는 건 배달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결국 배달원은 29층을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 배달을 마쳤다.

이후 배달원이 14층까지 내려오고 있을 무렵 고객은 돌연 "찜닭을 회수해가라"며 환불을 요구했다. 예상 소요 시간인 50분을 넘겼다는 게 이유였다. 배달원은 29층까지 다시 올라가 찜닭을 가지고 내려왔고 가게로 돌아온 배달원의 얼굴은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된 상태였다고 한다.

이후 고객은 해당 가게에 별점 테러도 했다. 고객은 "여기 음식 신중하게 주문하라. 배달 앱 이용하면서 그 어떤 업체에도 부정적인 리뷰나 사소한 컴플레인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다. 소비자원에 피해 구제 요청하겠다"고 적었다.

음식점 사장님은 스트레스로 인해 두통이 와 이틀간 가게 문을 닫았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하 네이버 카페
이하 네이버 카페
home 구하나 기자 hn9@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