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층 배달 취소 사건', 계단 오른 여성 라이더입니다. 제 생각을 밝히겠습니다”
2022-11-1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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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29층 아파트 배달 취소 사건' 논란…결국 라이더 본인 등판
여성 라이더 “책임감 갖고 일했는데…논란의 중심이 된 것 같아 속상”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29층 아파트에 음식을 주문한 고객이 배달원에게 배달 시간이 지연됐다는 이유로 음식 회수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된 가운데 배달원이 직접 해명 글을 올렸다.
18일 배달원 A씨는 한 포털 사이트 카페에 '29층 아파트 배달 취소 사건' 당사자임을 밝히며 자세한 내막을 전했다. A씨는 여성 배달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 글을 쓰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으나 개인 SNS 계정이 공개되고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어 쓰게 됐다"며 "나 이 일이 본업이 아니다. 개인적인 빚을 갚기 위해 시작했고 일주일 된 신입 라이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당시 난 음식을 픽업하고 배달이 예정된 아파트에 도착했다. 고객이 쓴 글에는 공동 현관 비밀번호를 적어뒀다고 했는데 '벨 누르지 말고 놓고 가세요'라는 요청만 봤다"며 "1층에서 들어가지 못하고 호수와 함께 호출을 눌렀으나 응답이 없어 전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고객은 A씨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A씨는 해당 상황을 배달 업체 측에 보고한 후 옆 단지에 배달을 하러 다녀왔다. A씨는 "다시 돌아왔을 때 다른 입주민이 와 같이 들어갔고 이때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는 걸 알았다. 다시 고객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냥 기다릴 수만 없던 A씨는 계단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때 배달 업체 측에서 계단을 이용해 음식을 전해주라는 연락을 받았고 A씨는 "이미 올라가고 있다"고 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 당시 고객은 배달 업체 측에 '아들도 올라왔으니 올라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실 너무 힘들었지만 나도 고객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는 게 옳다고 생각해 계단을 올라갔다"며 "또 고객은 나에게 연락을 했는데 안 받아 음식점으로 전화했다고 한다. 근데 난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첫 연락은 배달 완료 후 계단을 내려가는 도중에 14층과 15층 사이에서 '취소했으니 가져가세요'라는 거였다"며 "결국 29층까지 다시 올라가 음식을 가지고 가게에 다시 가져다줬다. 고객이 어떤 이유로 음식을 취소했는지 음식점 사장님과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그저 내가 픽업한 음식을 배달했고 취소가 된 음식을 책임지고 다시 가게에 가져다줬을 뿐"이라며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려던 게 이렇게 돼 나까지 논란의 중심이 된 게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본업으로 다른 지역에 와 있는데 방송국 측에서 계속 밤낮 할 것 없이 연락이 오고 있다"며 "이러한 일이 또 발생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동시에 나 또한 누군가의 딸인 것처럼 어른들의 문제에 아이들이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누군가의 딸'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미뤄 보아 여성 라이더인 것으로 추측된다. A씨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본 회사에서 징계 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JTBC '사건반장' 제작진은 지난 14일 방송분에서 29층 배달 취소 사건에 대해 다뤘다.
이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 경기 시흥의 한 찜닭 가게는 지난 8일 오후 6시 30분쯤 배달 앱을 통해 들어온 주문을 받았다. 고객에게 배달까지는 약 50분이 걸린다고 안내했다. 가게는 15~20분 만에 조리를 마쳤고 이후 배달원이 음식을 받아 배달에 나섰다.
그러나 배달지인 아파트에 도착해 보니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상태였다. 심지어 고객의 집은 29층에 위치했다. 배달원은 다른 배달도 지연되고 있던 탓에 직접 올라가기 어렵다고 판단, 고객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고.
배달원이 옆 아파트에 다른 배달을 다녀오던 사이에 해당 고객과 연락이 닿았다. 배달원의 주장에 따르면 이 고객은 배달원에게 "우리 아들도 좀 전에 걸어 올라왔는데 여기까지 오는 건 배달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결국 배달원은 29층을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 배달을 마쳤다.
이후 배달원이 14층까지 내려오고 있을 무렵 고객은 돌연 "찜닭을 회수해가라"며 환불을 요구했다. 예상 소요 시간인 50분을 넘겼다는 게 이유였다. 배달원은 29층까지 다시 올라가 찜닭을 가지고 내려왔고 가게로 돌아온 배달원의 얼굴은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된 상태였다고 한다.
이후 고객은 해당 가게에 별점 테러도 했다. 고객은 "여기 음식 신중하게 주문하라. 배달 앱 이용하면서 그 어떤 업체에도 부정적인 리뷰나 사소한 컴플레인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다. 소비자원에 피해 구제 요청하겠다"고 적었다.
음식점 사장님은 스트레스로 인해 두통이 와 이틀간 가게 문을 닫았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다음은 배달원 A씨가 쓴 글 전문>
안녕하세요 일단 이곳에 글을쓰기까지 저도 수없이 많은고민을했고 등급이 되지않아 게시글에 합당하지 않은곳에 글을 남기는 부분에대해서 죄송함을 표하며 이 글을 적어내려갑니다.
저는 이번 일의 당사자인 라이더입니다.
이 글을 쓰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하였으나.. 다른 당사자분들이 남긴 글과 여러 가지 추측 댓글 그리고 저의 개인 SNS까지 공개된 상황에서 억측스런 주장과 맞지않는이야기 들이 너무많아 글을 남기는것이 맞다고 생각하여 글을 작성합니다..
먼저 저는 이 일이 본업은 아니고, 본업은 따로있으며 제 개인적인대출빚을위해 시작한 지 이제 일주일 된 자전거를 이용하는 신입 라이더입니다.
당일 저는 음식을 픽업하고 배달 예정된 아파트에 도착했고 (손님께서 작성한 글에는 공동 현관 비번을 따로 적어두셨다고 했는데 저는 벨 누르지 말고 놓고가세요라는 요청만 보였습니다)
1층에서 들어가지못한채로 호수와 함께 호출을 눌렸으나 응답이없어 전화를 바로드렸고 이후 통화가되지않아 저희측 관리자분께 해당사항을 보고드리고 옆에 단지에 배달을 하러 다녀왔습니다.
이후 다시도착햇을떄 곧바로 다른 입주민이 들어 오셔서 같이 들어갔는데 도착한 후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는 걸 알았습니다.
다시 그러한 이유로 고객님께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아서 가게 사장님에게 전화하고나서 사장님꼐서는 잠시만 기달려 달라고 하셧고 이후 저희측 관리자분과 통화 후 관리자분이 통화를 해본다고 하신상황이였습니다.
그후에, 마냥 기다릴수가없는 저는 고객님에게 전화를 해보겠다고 하신 연락을 기다리며 저는 일단 계단으로 배달 중이었습니다.
계단을 오르던 도중 가 전화가 왔고 제가 전달받은 내용은 관리자측으로는 고객님께서 계단으로 올라와라 였으며 그리하여 저는 "네 저 올라가고 있어요 " 라고 하고 전화를 종료한상태였습니다
이후 그부분에대해 저희측 관리자분에겐 가게에가서 사장님과 같이 계셧는데 올라가기 어려울거같다고 설명하자 취소하겠다고하고 전화를 종료한상태였으나 가게 측에는 배달 업무하는사람으로써의 임무를 이행하라며 아들도올라왔다 라고 하셧다고 전달받았습니다
사실 너무 힘들었지만, 제상황에서는 손님분께 가져다드리는것이 맞다고 생각하여 음식을 가져다 드리게 되었씁니다. ("아들이 올라왔으니 올라와라" 이 부분이 왜 제가 한 말이 되었는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손님 분께서는 제게 연락을 취햇으나 연락이닿지않아 가게와 저희측으로 연락을 햇다고하나 저는 전혀 연락이 온적없고 제게 첫 연락이 온건 배달 완료 후 계단을 내려가는 도중 14층과 15층 사이에서 고객님께 전화가 왔고 내용은 <취소했으니까 가져가세요>였습니다. 제가 "네? 저 지금 내려가고 있는데.."라고 대답하니 취소했으니 다시 가져가라고 하셔서 다시 29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가 음식 가지고 다시 식당에 가져다드렸습니다.
여기까지가 그날 제게 있었던 일을 사실 그대로 적은 내용입니다.
고객님이 음식을 어떤 사유로 취소했는지, 사장님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저는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그저 제가 픽업한 음식을 배달했고 취소가 된 음식을 책임지고 가게에 다시 갖다 드렸을 뿐인데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려던 게 이렇게 되어 저까지 논란의 중심이 된 게 너무 속상합니다
또한 이일을 통해서 제가 하고있는일에대해서도 저는 문제가 생기어 지금 회사측에서도 징계과정을 기다리고있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서 대출을 받앗고 상황이 힘들어져서 두가지직업을 가진것이지만 제 생활적인 부분도 지금 타격을 입고있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이일을 이후의 일들이 저를 더 힘들게 합니다..
저는 현재, 또한 회사일로 인해 배곧이 아닌 다른 지역에 잠시와잇는 상황에 손님과 방송국측에서도 계속적으로 이 일이 곤란한일인지라, 저에게 계속 밤낮 할것없이 연락이 오고있습니다
계속해서 다른 지역에서 잠시 일을 하러와있는도중에 전화를 못받고 문자를 못드리는 상황에서도 손님의 수차례의 연락에 저또한 굉장히 지금 힘든 상황입니다..
하지만 앞서 댓글에 작성한것처럼 이러한일이 또 발생되지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동시에 저또한 누군가의 한 딸인것처럼 어른들의 문제에 아이들이 피해를 봐서는 안된다고생각합니다..
그렇기떄문에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게 주어졌던일에 대해 최선을 다했을 뿐임에도 불구하고 사실과 다른 추측성 댓글로 저에게 잘못이 있다는 말들조차도 지금은 제 사오항이 너무 힘이 든 상황입니다.
저는 그저 이 일이 저에게 그냥 지나가는 일이길 바랍니다..
가장 중요한건 저를 대신해 목소리를 내주시는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리며, 또한 모든 라이더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들비니다.
하지만 저는 이일을 저는 라이더협회측에 요청을 드린적도 없음을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 (이제 막 입사시작한지 일주일되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고객님과 사장님께서 원만하게 해결하시길 바라며.. 이 글을 읽는 방송국 관계자, 기자님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응할 생각이 없고 저는 그저 조용히 지나가길 바랄 뿐입니다..
두서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다시한번 제상황에서 입장이해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