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의 묘 앞에 선 스승…히딩크 감독이 유상철 찾아가 한 말, 모두를 울렸다

2022-11-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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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방송된 MBC '다큐플렉스-그때 나도 거기 있었다 3부'
모두를 울린 장면… 고 유상철 묘지 찾아간 히딩크 감독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대표팀을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이 먼저 세상을 떠난 고 유상철을 그리워했다.

20년 전의 기억을 되새기는 히딩크 감독을 본 축구팬들도 덩달아 추억에 잠겼다.

유상철의 묘소를 찾은 히딩크 감독 모습이 19일 오후 방송된 MBC '다큐 플렉스-그때 나도 거기 있었다 3부'에서 공개됐다.

MBC '다큐플렉스' / 이하 유튜브 '엠뚜루마뚜루 : MBC 공식 종합 채널'
MBC '다큐플렉스' / 이하 유튜브 '엠뚜루마뚜루 : MBC 공식 종합 채널'

지난 6월 한국에 방문한 히딩크 감독은 '2002 월드컵' 20주년을 기념해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나왔다. 그는 "우리가 16강에 진출했을 때, 마치 목표를 달성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선수들을 향해) '이제 시작이다. 계속 밀고 나가자. 난 아직 배고파'라고 했다"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그때 큰 활약을 펼친 고 유상철이 세상을 떠난 것과 관련해 "정말 가슴이 아팠다. 코로나19 시기에 그가 떠났다는 소식을 들어 더 맘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모든 선수가 용감했지만, 이 친구는 특별했다"며 유상철에 대한 기억을 되짚었다.

월드컵 개최를 1년 앞둔 2001년 6월,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참가했을 때 유상철이 멕시코전에서 보인 부상 투혼을 언급한 히딩크는 "'상철아, 내가 널 선수교체 할 테니 경기장에서 나와라'라고 했다. 그랬더니 (유상철이) '제발, 감독님. 그러지 마세요. 제발 교체하지 마세요. 저 경기 꼭 뛰고 싶어요'라고 애원했다. (코뼈가) 골절이 돼 아프고 위험한 상황인데도 (유상철은) 계속 뛰면서 팀에 기여하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상철은 전반전 당시 코가 부러졌으나, 후반까지 뛰었고 헤딩골을 넣으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히딩크는 "유상철은 강한 선수였고, 항상 동료에게 힘을 북돋웠다. 당연히 난 모든 선수를 사랑했지만, 그는 정말 특별했다"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영상 속 히딩크는 꽃다발을 사 들고 유상철이 잠들어 있는 묘소를 찾기도 했다.

그는 유상철 얼굴이 새겨진 비석을 한참 바라본 뒤 "좋다. 여기 참 좋은 곳이다. 친구, 저 멀리 세상 좀 봐.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라고 말했다.

이어 "너와 함께해서 너무 감사했다. 용감한 친구야, 고마웠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덤덤하게 말하는 히딩크 감독의 눈시울은 어느새 붉게 물들어 있었다.

이를 본 축구 팬들은 함께 가슴 아파했다.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 영상에는 "제자의 묘 앞에 선 스승이라니... 서글프다", "아들의 묘 앞에 서 있는 아버지의 마음이었을 것 같다", "가슴이 아픕니다", "마지막 히딩크 감독님이 꽃 주시며 말씀 건네는 장면을 몇 번 돌려봤네요", "눈물이 나네요",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히딩크 감독님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히딩크 감독이 한국에 와서 찾은 곳이 유상철 선수 묘지... 뭉클해집니다"라는 반응의 댓글이 달렸다.

2002년 월드컵 영웅 유상철은 췌장암 투병 끝에 지난해 6월 세상을 떠났다.

선수 은퇴 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으로 활약한 그는 2019년 췌장암 판정을 받고 치료를 이어갔으나, 암세포가 뇌로 전이되는 등 상태가 악화하면서 50세 일기로 눈을 감았다.

히딩크 감독은 무릎 연골이 손상돼 지난달 서울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유튜브, '엠뚜루마뚜루 : MBC 공식 종합 채널'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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