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이 90분 뛰었다면 이겼다” 분석에 대한 당사자 이강인의 감동적인 반응

2022-11-29 15:10

add remove print link

교체 투입돼 경기 양상 완전히 바꾼 이강인
ESPN “포르투갈전에서 차이점을 증명할 것”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전에서 맹활약한 이강인. / 뉴스1 / 뉴스1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전에서 맹활약한 이강인. / 뉴스1 / 뉴스1
28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2차전 가나와의 경기. 가나에 두 골을 내준 뒤 끌려가던 경기의 흐름을 바꾼 선수가 있다. 이강인(마요르카).

이강인은 후반 12분 권창훈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는데, 투입되자마자 환상적인 도움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으로 활약했다. 그가 투입 1분이 채 안 된 시점에서 상대 볼을 빠르게 가로채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조규성이 헤딩 골로 연결했다.

한국은 자신감을 얻고 공격을 몰아치다 후반 16분 추가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가나가 세 번째 골을 터뜨리며 아쉽게 승리를 내줬지만 이강인 덕분에 한국은 참패를 면했다.

이강인은 월드컵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음에도 계속 대표팀에서 탈락했기 때문.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이 지난 9월 1년 6개월 만에 그를 대표팀에 호출했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코스타리카·카메룬과의 평가전에서 이강인이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해서다. 팬들이 이강인 출전을 강력하게 원했지만 벤투 감독은 묵묵부답이었다.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우여곡절 끝에 월드컵에 출전한 이강인의 기량은 역시 발군이었다. 선발로 나서진 못했지만 플레이메이커로 투입돼 경기를 유연하게 만들거나 경기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해냈다.

이 때문에 가나전 후 축구팬들은 벤투 감독에게 왜 이강인을 선발로 쓰지 않는지, 왜 이강인을 늘 조커로만 활용하는지 따져 묻고 있다. 한국 축구팬들뿐만 아니다. 해외 언론도 이강인을 내내 투입했다면 경기 양상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본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이 ‘이강인이 90분간 뛰었다면 경기 결과를 바꿨을 수 있다’란 기사를 내보냈을 정도.

ESPN은 "한국이 가나에 0-2로 뒤지며 (승리에 대한)희망이 끊어진 상황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은 2번째 교체로 이강인을 투입했다"며 "그는 들어간지 1분 만에 왼쪽 측면에서 절묘한 크로스를 조규성의 머리 앞으로 올렸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강인은 2-3으로 뒤진 상황에서도 필사적으로 3번째 골을 노렸다. 무엇보다 그러한 책임을 짊어졌던 선수가 21세라는 것이 놀랍다"고 했다.

ESPN은 "태극전사들은 볼을 찾아 공격을 개시하기 위해 가장 먼저 이강인을 찾았다"며 "그가 박스에 보낸 공은 가나 수비진 사이에서는 공포를 일으켰다. 덕분에 손흥민에게도 더 많은 공간을 만들어줬다"고 칭찬했다.

매체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포르투갈전에서 이강인은 그 차이점을 증명할 수 있다. 그가 90분을 뛸 수 있는 지 여부는 한국에게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강인은 이 같은 주위의 분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이강인은 벤투 감독을 신뢰한다며 오직 팀을 도울 생각뿐이라는 감동적인 대답을 내놨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강인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발로 나오고 싶은 마음이 없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감독님이 결정하시는 것”이라며 “저는 감독님 결정을 100% 신뢰한다. 기회가 되면 팀에 최대한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 “투입될 때 2-0으로 지고 있었기 때문에 (감독님이) 최대한 공격적이고 골에 가까운 플레이를 원하셨다”며 “팀을 도와줄 생각밖에 없었다. 들어간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열심히 뛰고 팀에 도움이 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는 결과로 얘기하는 거라 매우 아쉽다. 다음 경기 좋은 결과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개인적인 것보다 팀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시 기회가 온다면 팀에 도움이 돼 승리하도록 노력할 거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 똑같이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