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운전자에 초등생 사망 스쿨존, 주민 반대로 보도 설치 못했다
2022-12-05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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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학교 측 요청에도 무산돼
서울 강남 언북초 스쿨존 사고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발생한 스쿨존의 비화가 드러났다.

지난 2일 서울 강남의 언북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만취운전을 하던 30대 남성이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했다. 그는 구속됐다.
5일 한겨레는 "2년 전 학교 쪽의 요청에도 도로가 일방통행으로 바뀌는 것이 싫었던 주민들의 반대로 ‘보도 설치’가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언북초는 2019년 10월 강남경찰서·강남구청 등에 학교 인근 통학로 안전 개선을 위해 보도 설치와 단속 카메라 설치 등을 요구했다. 다음 해 1월 서울시교육청도 학교 쪽 의견을 받아들여 강남경찰서에 공문을 보내 “일방통행 운영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이 반대했다. 폭이 좁은 도로에 보도를 설치하려면 양방통행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바꿔야 했고 이를 위해선 주민 동의가 선행돼야 했다. 경찰은 강남구청에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요청했지만, 구청이 주민 50명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48명이 반대했다. 통행 불편과 경사 때문에 일방 통행할 경우 과속의 위험이 크다는 이유 등 때문이었다. 이후 보도 설치 등은 다시 논의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