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축구선수 사형당한다

2022-12-1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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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선수협회 “충격적이고 역겹다” 비난
월드컵 참가 이란 선수들도 처형될 가능성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단 이유로 사형 위기에 처한 이란 축구선수 아미르 나스르-아자다니. / 아자다니 인스타그램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단 이유로 사형 위기에 처한 이란 축구선수 아미르 나스르-아자다니. / 아자다니 인스타그램

이란이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축구선수에게 사형을 집행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2023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한 이란 축구선수들도 처형 등 처벌을 받을지에 국제사회 관심이 쏠린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13일 트위터에서 “프로축구 선수 아미르 나스르-아자다니가 이란에서 여성의 인권과 기본권을 위한 시위를 벌였단 이유로 처형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에 충격과 역겨움을 느낀다”라면서 “우리는 아미르와 연대해 그의 처벌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1996년생인 아자다니는 라흐 아한, 트락토르 사지 등에서 뛴 26세 선수다. 이란 매체 이란 와이어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에스마일 체라기 대령이 사망한 사건에 연루됐단 이유로 아자다니를 사형에 처한다.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 산하 타스님 통신사는 지난달 17일(이하 현지 시각) 체라기 대령이 전국적인 시위 도중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사흘 뒤 이란 국영방송 IRIB는 체라기 대령 살해 혐의로 기소된 세 사람의 강제 자백 영상을 공개했다.

문제는 아자다니가 체라기 대령 죽음에 관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단 점이다. 이란 와이어는 소식통 발언을 빌려 “아자다니가 일부 시위에 참가하긴 했지만 체라기 대령이 사망한 지역에서 열린 시위엔 참가하지 않았다”라면서 “아자다니는 시위에 짧게 참가했으며 몇 시간 동안 구호를 외쳤을 뿐이다”라고 전했다.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아자다니 사형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아자다니에 대한 사형이 이뤄진다면 공개 처형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 통신은 12일 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보안군을 공격한 죄로 사형 선고를 받은 23세 남성 마지드레자 라흐나바드에 대한 형을 집행했다고 발표했다. 라흐나바드 사형은 시위대에 공포심을 심어주기 위해 마슈하드 도심에서 공개적으로 이뤄졌다.

일각에선 2023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한 선수들이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단 말도 나온다.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이란 국가 대표팀 선수들이 반정부 행위자로 분류돼 징역 등 각종 처벌을 비롯해 심각하게는 처형될 가능성이 있다. 이란 대표팀은 조별리그 1·2차전에서 국가 제창을 거부하며 자국에서 벌어지는 반정부 시위에 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란은 시위 참가를 이유로 최근 스포츠인에 대한 사형을 집행한 적이 있다. 레슬러인 마지드 레자 라흐나바르드가 이란 혁명수비군 둘을 죽였단 이유로 공개 처형 방식으로 사형됐다. 아자다니와 월드컵 선수들도 충분히 처형할 수 있는 나라가 이란이다.

이란 반정부 시위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금된 20대 여성의 의문사로 촉발돼 각계각층의 동참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단 이유로 사형 위기에 처한 이란 축구선수 아미르 나스르-아자다니(왼쪽). / 아자다니 인스타그램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단 이유로 사형 위기에 처한 이란 축구선수 아미르 나스르-아자다니(왼쪽). / 아자다니 인스타그램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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