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없이… 광주 가서 '한마디' 툭 던졌다가 욕먹고 있는 싸이 (+상황)
2022-12-1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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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광주서 열린 크러쉬 콘서트장 찾은 싸이
가뭄 극심한 상황에… “'흠뻑쇼' 못해서 아쉬워” 발언 뭇매
가수 싸이(PSY)가 눈치 없는 언행으로 구설에 올랐다.

극심한 가뭄 탓에 '수돗물 절약 운동'을 벌이고 있는 광주에 가서 "흠뻑쇼를 못해 아쉽다"는 말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싸이의 이런 발언은 지난 1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가수 크러쉬 콘서트장에서 나왔다.

이날 싸이는 '2022 크러쉬 온 유 투어(CRUSH HOUR)-광주' 콘서트에 소속사 대표 겸 게스트로 등장했는데, 관객과 인사를 나누던 중 '올해 광주에서 흠뻑쇼 공연을 못해 아쉽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흠뻑쇼는 싸이의 여름 콘서트로, 공연 중 사방에서 물을 뿌려 흠뻑 젖은 상태로 즐기는 콘셉트의 공연이다. 예매 전쟁이 치열할 정도로 관객의 인기를 모는 공연 중 하나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여파로 몇 년째 못 열다가 올해 재개됐다. 지난여름 인천, 서울, 수원, 강릉, 여수, 대구, 부산 등에서 진행됐으나, 광주 일정은 따로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광주 전남지역은 지난해 가을부터 눈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올 2월부터 초기 가뭄을 겪었다. 저수지가 마르면서 당장 쓸 농업용수가 부족해 농가들이 먼저 타격을 받았고 (KBS NEWS 보기)
6월부터는 사태가 더 심각해졌다. (광주 MBC 기사 보기) 농민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메마른 땅이 쩍쩍 갈라졌다. (전남매일 기사 보기)
도심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광주 도심 대표 공원인 서구 풍암호수공원은 오랜 가뭄으로 녹조가 원래보다 더 심해졌고 (뉴시스 기사 보기) 광주의 상징 무등산의 약수터도 물이 말라 폐쇄됐다. (남도일보 기사 보기)
광주 시민들의 식수 공급원인 동복댐, 주암댐 등 저수량이 평년의 절반 이하 수준까지 떨어지자, 광주시는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대책 마련에 나선 시 상수도본부는 7월부터 시민들에게 "수돗물을 아껴 써 달라"고 당부했고, 시민들은 틀어진 수도꼭지를 꽉 조였다. (전남일보 기사 보기)
비슷한 시기 전국적으로 가뭄이 골칫거리였지만, 광주에선 보통 말썽이 아니었다. 아무리 재미난 공연이라고 한들 회당 300t 정도의 물을 쓴다는 '흠뻑쇼'가 열린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거였다.

메말랐던 여름이 지나고도 광주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당장 내년 3월부터 광주시민들은 수돗물을 마음대로 쓸 수 없는 상황(제한 급수)에 놓일지도 모른다.
KBS 보도에 따르면 시장까지 나서서 시민들의 '물 아껴 쓰기' 동참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내년 3월 1일부터 제한급수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절수) 20%에 도달할 수 있다면 제한급수 없이 우리는 7월 비 내리는 시기까지 버틸 수 있다"며 좀 더 힘을 보태줄 것을 당부했다.

이런 상황을 싸이는 몰랐던 모양인지, 하루에 꼬박 두 번씩 '생활 속 물 절약에 동참해 달라'는 문자를 받고 있다는 광주 시민들(남도일보 기사 보기) 앞에서 실없는 소리를 했다가 애꿎은 야단을 맞고 있다.
이날 광주 콘서트에 참석한 한 관객은 "올해 광주에서 흠뻑쇼를 못해서 아쉬웠다 어쩌고 하는데 좀 그랬다. 몇 달째 가뭄 땜에 난리 난 거 모르나... 우리 아파트도 지금 물 아끼자고 그러는데"라며 혀를 찼고, 다른 관객도 "여름부터 '남부 지방 가뭄이다' 계속 뉴스 나오고, 6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청주 콘서트도 충청도 지역 가뭄으로 취소했으면서 매일 같이 물 아끼자고 안전재난문자 오는 광주에서 '흠뻑쇼 못했다' 얘기하는 건 좀 아쉽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를 접한 네티즌은 "예전에 말한 줄 알았는데 최근 일이네", "지금 광주 진짜 난린데...", "흠뻑쇼 한참 할 때도 이미 광주전남은 제한급수하네 마네 했었다", "가뭄인데 자기 공연 못 한 거 아쉽기만 하나", "굳이 안 해도 될 말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아쉽다는 말을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래서 '공연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못 했으니 아쉽다 그거겠지", "(싸이가) 다른 지역(사람)이라 모를 수도 있지 않나"라고 했다.

싸이는 오는 22~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 체조경기장(KSPO DOME)에서 '올나잇스탠드 2022-막차와 첫차 싸이' 공연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