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들이 찐으로 인정하는 영화 속 최고의 1분... 바로 이 장면입니다 (영상)

2022-12-25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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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신부 모두 감탄한 장면
종교적 가르침 잘 나타난 작품

종교인들이 인정한 영화 속 최고의 1분은 과연 어떤 장면일까.

영사기를 통해 출력되고 있는 스크린. (참고 사진) /Noel Powell-shutterstock.com
영사기를 통해 출력되고 있는 스크린. (참고 사진) /Noel Powell-shutterstock.com

성진 스님과 홍창진 신부는 과거 인문학 유튜브 채널 '사피엔스 스튜디오'에 출연해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 속 장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종교를 그린 영화와 현실의 차이는? 일반인이 스님과 신부님을 바라보는 오해와 편견 /유튜브 채널 '사피엔스 스튜디오'

홍창진 신부는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 명장면에 대해 "그 왜 영화 '달마야 놀자'에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장면 있지 않느냐"면서 "박신양 배우가 스님들도 모르는 정답을 바로 맞힌 거 아니냐"고 물었다.

'달마야 놀자'는 사찰로 도피한 조직폭력배들과 승려들의 갈등과 우정을 다룬 작품이다.

영화 '달마야 놀자' 속 사찰 승려들과 재규 일당 스틸컷 /KM컬처
영화 '달마야 놀자' 속 사찰 승려들과 재규 일당 스틸컷 /KM컬처

다른 파 조폭들에게 기습당해 갈 곳이 없어진 재규(박신양) 일당이 사찰에 숨어들어 소란을 일으키자 승려들은 이들을 내쫓으려고 한다.

이에 주지승은 '밑 빠진 독에 물을 가득 채우는 사람 뜻대로 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한 승려는 자신이 직접 항아리 안에 들어간 후 "마음이 물이요, 몸 또한 마음과 다르지 않으니 깨진 독에 들어간 소인의 몸과 마음은 깨끗한 물과 다르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주지승은 "난 물을 채우라고 했지, 사람을 채우라고 하지 않았느니라. 그건 답이 아니야"라고 답한다.

이때 갑자기 재규 일당이 연못에 항아리를 던진 다음 이를 손으로 눌러 깨진 독에 물이 가득 차게 했고, 이 모습을 본 주지승은 "독에 맑은 물이 철철 넘쳐흐른다"고 기뻐하며 그들을 계속 사찰에 머물게 한다.

그럼에도 재규 일당은 불상의 귀를 파손하고 마당에 소변을 보는 등 온갖 만행을 저지른다.

이에 참다못한 승려들의 항의가 심해지자 주지승은 "너희들 마음속에 부처가 들어있거늘, 불상의 귀 하나 떨어졌다고 호들갑이냐"며 오히려 제자들을 나무란다.

재규는 자신들의 행패를 계속 감싸주는 주지승에게 "스님, 저희를 이렇게 감싸주시는 이유가 뭡니까"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주지승은 "밑 빠진 독에 물을 퍼부을 때 어떤 생각을 하고 채웠냐"고 되물었고, 재규는 "그냥 항아리를 물속에 다 던졌습니다"라고 답한다.

이에 주지승은 "나도 밑 빠진 너희들을 그냥 내 마음속에 던졌을 뿐이다"라고 말하며 재규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다.

이 장면은 큰 울림의 불교적 주제 의식을 담은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재규가 밑 빠진 독에 억지로 구멍을 막아 물을 밀어 넣지 않고 강물에 던졌듯, 주지승도 밑 빠진 폭력배들을 억지로 막고 착한 일을 주입하는 대신 스스로 무언가라도 깨닫기를 바란 것이다.

이에 대해 성진 스님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자신만의 진리를 찾게 하는 불교 가르침에 대한 장면이다. 부처와 중생이 따로 있지 아니하고,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가르침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자신만의 진리를 찾아야 한다는 불교의 핵심 교리를 설명한 영화 '달마야 놀자'의 한 장면과 이에 관해 설명하는 성진 스님 /유튜브 채널 '사피엔스 스튜디오', KM컬처(스틸 자료 영상)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자신만의 진리를 찾아야 한다는 불교의 핵심 교리를 설명한 영화 '달마야 놀자'의 한 장면과 이에 관해 설명하는 성진 스님 /유튜브 채널 '사피엔스 스튜디오', KM컬처(스틸 자료 영상)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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