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20년 하면서 처음 보네요” 피자집 사장님이 겪은 일, 모두를 울렸다

2022-12-2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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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피자집 사장님이 19일 자영업자 카페에 올린 글
배달 중 사고당한 기사를 위로한 손님의 행동

눈 오는 날 피자를 배달하다 넘어진 기사에게 친절을 베푼 한 손님의 사연이 전해져 훈훈함을 안기고 있다.

이 손님은 주문한 피자가 망가져 배달 시간이 지연됐는데도 기사를 나무라기는커녕 오히려 선물까지 챙겨준 것으로 전해졌다.

눈 오는 날 음식을 배달하는 배달라이더의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눈 오는 날 음식을 배달하는 배달라이더의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온 한 글이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피자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 씨는 지난 19일 '살만한 세상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해당 커뮤니티에 올렸다. 그는 눈이 많이 내린 전날 있었던 한 일화를 공개, 피자를 배달하던 기사가 아파트 단지에서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Hans Geel-Shutterstock.com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Hans Geel-Shutterstock.com

A 씨는 "배달 나간 기사한테 전화가 왔다. 아파트 단지에서 눈길에 미끄러져 넘어졌다고 했다"며 "'몸은 안 다쳤냐'고 물었더니 '아파트 안이라 (오토바이를) 세게 안 달려서 안 다쳤다. 그런데 피자가 다 망가졌다'고 하더라"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일단 A 씨는 손님한테 전화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다시 피자를 만들어 보내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러자 해당 손님은 "기사는 괜찮냐", "천천히 오시라"라고 답한 거로 전해졌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배달이 늦어지게 돼 당황한 A 씨와 배달 기사는, 이후 손님의 행동에 더욱 놀랐다.

피자집 사장님이 커뮤니티에 공개한 사진. 한 손님이 배달 기사를 위해 준비한 선물과 쪽지 / 이하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피자집 사장님이 커뮤니티에 공개한 사진. 한 손님이 배달 기사를 위해 준비한 선물과 쪽지 / 이하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새로 만든 피자를 들고 손님의 집 앞을 찾아가자, 현관문에 배달 기사를 위한 쇼핑백과 쪽지가 놓여 있었다.

쪽지에는 '기사님! 앞에서 넘어지셨다고 들었어요. 안 다치셨나요? 혹시 벨 안 누르고 가실까 봐 문에 걸어둡니다. 추운 날 안전운행하세요'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고, 쇼핑백 안에는 홍삼 음료 등이 들어 있었다.

손님이 준비한 쇼핑백 안에 홍삼 음료가 들어있다.
손님이 준비한 쇼핑백 안에 홍삼 음료가 들어있다.

추운 날씨를 녹이는 손님의 따스한 배려에 배달 기사와 이를 전해 들은 사장님은 크게 감명받았다.

A 씨는 "20년 일하면서 이런 분은 처음 본다"며 "삭막하기만 한 세상인 줄 알았는데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렇게 문 앞에 걸어두고 기사가 가니 나와서 토닥여 주셨다고 한다. 기사도 넘어졌지만, 기분이 좋았다고 하더라"라며 "엄청 추운 날이었는데 저도 일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이 사연을 접한 다른 자영업자들도 뭉클함을 느꼈다.

이들을 댓글을 통해 "좋은 세상이네요. 아직은", "훈훈합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손님이) 천사네요. 눈물이 납니다. 극한의 추위 속에 배달하는 기사님들 존경스럽네요", "몸은 춥지만 마음은 따뜻해지네요", "복 받으실 거예요", "보자마자 뭉클...", "감동 그 자체입니다"라고 말했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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