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비리 의혹 터진 라비가 입대 앞두고 '1박 2일' 하차하면서 했던 말

2023-01-1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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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비리 의혹' 터진 빅스 라비(김원식)
입대 이유로 '1박 2일' 하차 당시 했던 말

병역 비리 의혹을 받는 그룹 빅스 라비(김원식)가 입대 전 밝힌 소감이 재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5월 입대를 이유로 3년간 함께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 시즌4에서 하차했던 그룹 빅스 라비(김원식). 사진은 하차 전 마지막 방송에서 작별 인사를 하는 라비 모습 / 이하 유튜브 'KBS Entertain'
지난해 5월 입대를 이유로 3년간 함께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 시즌4에서 하차했던 그룹 빅스 라비(김원식). 사진은 하차 전 마지막 방송에서 작별 인사를 하는 라비 모습 / 이하 유튜브 'KBS Entertain'

입대를 앞두고 눈물의 작별 인사를 해 많은 이들을 뭉클하게 한 그가 병역 브로커를 통해 현역 복무를 피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아직 의혹일 뿐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일부 네티즌은 라비의 입대 전 소감이 담긴 영상을 다시 보며 실망감과 배신감을 표했다.

지난해 5월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 시즌4 영상이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등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12일 공유됐다.

3년째 고정 출연 중이던 라비가 입대를 앞두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면서 꾸며진 이별 특집 편이었다.

이 방송에서 라비는 멤버들과 작별하며 손 편지로 아쉬운 마음을 전했고, 많은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당시 그는 "놀랐죠. 여러분?"이라고 말문을 연 뒤 "쌓인 정만큼이나 하고 싶은 말이 너무너무 많은데 미리 적어놓지 않으면 제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것 같아서 이렇게 편지를 썼다"며 준비한 글을 읽어 내려갔다.

'1박 2일' 멤버 연정훈, 김종민, 문세윤, 딘딘(임철), 나인우와 제작진 이름을 한 명씩 부른 라비는 "언젠가는 올 거로 생각했지만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서 벌써 저의 이별 여행이 찾아왔다"며 울먹였다.

이어 "'1박 2일'을 만나기 전에는 사는 동안 저는 세상이 너무 어려웠다. 세상이랑 많이 친해지질 못해서 못 가본 장소도 많고 못 먹어본 음식도 많고 공황(장애) 때문에 숨도 편히 못 쉬던 날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라비는 "'1박 2일'을 만난 덕분에 정말 많이 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3년 전 형들의 막내로 시작해 인우라는 동생을 만나는 동안 맘 편하게 응석 부리고 기댈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을 만나서 그 어디에서보다 마음 편한 시간을 보냈다. 제 삶에서 이렇게 철없이 굴고 바보짓을 하면서 웃을 수 있는 날이 또 있을까 싶을 만큼 특별한 감정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과 함께라서 밖에서 자도 좋았고, 여러분과 함께여서 밥을 못 먹어도 좋았다. 여러분과 함께라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저는 '1박 2일' 모니터 하는 걸 진짜 좋아한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형들이 저를 볼 때 그 눈 속에 애정이 잔뜩 묻어있는 게 보여서다. 그 눈을 발견하는 게 저를 되게 행복하게 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편지를 죽도록 길게 써서 영원히 읽어내리다 시간이 다 가버렸으면 좋을 만큼 아쉽지만, 그렇게 써도 또 방송엔 놀랍게도 짧게 나갈 거"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라비는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아껴주고 가르쳐줘서 진심으로 감사했다"며 "많이 그리울 거다. 여러분의 도라비(애칭)일 수 있어 행복했다. 진짜 많이 사랑한다"라고 인사하며 편지를 마무리했다.

라비의 진심 어린 말에 멤버들도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라비가 간다고 해서 밖에서 안 볼 것도 아닌데 여기서 함께 하는 행복을 못 즐긴다는 게 엄청 크게 슬프다"며 딘딘이 아쉬워하자, 문세윤은 "또 금방 볼 거"라고 훌쩍이는 멤버들을 달랬다.

'1박 2일' 초창기 멤버로 여러 시즌을 해오며 중간에 군 복무를 마치고 다시 합류한 김종민은 "나는 '1박 2일' 하는 도중에 (군대에) 갔다 오지 않았냐. (라비는) 나보다 훨씬 잘하고 가는 거지 않냐. 나는 그냥 갔었다. 이런 것(작별식)도 없었다. '너 빨리 빠져!' 해서 갔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작은 바람이 있다면 라비가 잘, 건강하게 갔다 와서 (다시)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당시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유한 한 네티즌은 라비가 눈물로 써내려 간 편지를 복기하며 "이래 놓고 군대를 뺀 거냐"며 의문을 표했다.

다른 네티즌도 "'1박 2일' 보면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이미지 좋았는데 충격이다", "그냥 조용히 다녀오지"라며 한마디씩 거들었다.

라비의 병역 비리 의혹이 터진 12일 오후, KBS 예능 유튜브 채널에 8개월 전 올라온 '1박 2일' 시즌4 라비의 마지막 방송이 담긴 영상에 달린 댓글. 일부 네티즌은 이미 의혹을 사실로 믿고 라비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 유튜브 'KBS Entertain'
라비의 병역 비리 의혹이 터진 12일 오후, KBS 예능 유튜브 채널에 8개월 전 올라온 '1박 2일' 시즌4 라비의 마지막 방송이 담긴 영상에 달린 댓글. 일부 네티즌은 이미 의혹을 사실로 믿고 라비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 유튜브 'KBS Entertain'

이렇게 입대를 이유로 '1박 2일'에서 하차했던 라비는 5개월여가 지나서야 입대했다. 그 사이엔 음반 활동을 했다.

입대 전인 지난해 10월 7일 라비가 트위터에 올린 글 / 라비 트위터
입대 전인 지난해 10월 7일 라비가 트위터에 올린 글 / 라비 트위터

그해 10월 훈련소 입소를 20여 일 앞두고 라비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건강상의 이유로 10월 27일 사회복무를 통해 국방의 의무를 다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대체 복무 등급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었다.

구체적인 사유는 알리지 않은 라비는 신병교육대에 입소해 기초군사훈련을 마쳤고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를 이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체복무 판정을 받고 입대한 라비 / 뉴스1
지난해 10월 대체복무 판정을 받고 입대한 라비 / 뉴스1

한편 병역 면탈 혐의로 구속된 브로커 일당이 최근 "유명 래퍼 A 씨를 신체 등급 4급을 받게끔 도왔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라비가 A 씨로 지목을 받았다.

라비 소속사 그루블린은 이날 오후 공식 입장을 내고 "면밀히 관련 내용을 파악 중이다", "빠르게 입장을 말씀드리는 것이 마땅하지만, 관련 내용이 국방의 의무와 관련된 일이기에 우선 상세 내용을 파악한 후 자세히 설명해 드리는 것이 도리인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어 "현재 상세 내용을 파악 중이다"며 "본 건과 관련해 요청이 있다면 언제든 성실히 조사에 임할 예정이다. 추후 정확한 내용을 다시 한번 안내 드리겠다"고 했다.

유튜브, 'KBS Entertain'
home 김혜민 기자 khm@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