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계획 없이” 박소담, 갑상선 유두암 수술 후 '이렇게' 지냈다 [wiki인터뷰①]

2023-01-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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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서 유리코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소담
갑상선 유두암 수술 후 근황 전해

배우 박소담이 영화 '유령'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와 갑상선 유두암 수술 후 근황을 전했다.

'유령'서 유리코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소담 / 이하 CJ ENM 제공
'유령'서 유리코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소담 / 이하 CJ ENM 제공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유령' 인터뷰에서 박소담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령'에서 박소담은 조선임인에도 불구하고 총독부 2인자 정무총감의 비서까지 올라간 유리코로 열연을 펼쳤다.

갑상선 유두암 수술 후 1년여 만에 영화 '유령'으로 활동 복귀한 박소담은 "작년에 저도 그렇게 제가 아픈 줄 몰랐기 때문에 수술이 조금만 늦었어도 목소리에 신경을 잃을 뻔했다"며 당시의 아찔했던 상황을 밝혔다.

박소담
박소담

그는 "최대한 수술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 영화 '특송' 홍보를 최대한 하고 수술해보려고 했는데 그러기에는 이미 제 목에 혹이 너무 많았다"며 "약 10개 정도의 혹을 뗐다. 임파선까지 전이가 돼서 목소리도 한두 달 넘게 아예 안 나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오랜만에 '특송'을 영화관에서 보면서 너무 벅찼다. 아직 목도 다 안 돌아오고 목소리도 잘 안 나오는 상태였지만 그래도 내 영화를 봐야 하니까 당시 영화관에 내 영화를 보는데 그때도 울었다. '특송'은 저도 너무나 기다렸던 영화인데, 그 시기에 많은 분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직접 전하지 못해서 너무 죄송했다"고 설명했다.

박소담은 "이번에 '유령'으로 많은 관객을 만나려고 하니 벅찼다. 그날 제작발표회, 언론배급시사회까지 너무 긴장되면서 또 영화를 본 감정이 남아있다 보니까 촬영하면서 선배님들께 받았던 감정과 감사한 것들이 막 밀려오면서 감정이 막 올라왔었다"고 시사회 당시 눈물을 흘린 이유를 밝혔다.

박소담은 '유령' 촬영 후인 지난 2021년 12월 갑상선 유두암 수술을 받았다. 1년 만에 건강을 회복해 '유령' 프로모션에 참석 중이다.

그는 "이게 몸이 아픈 줄 몰랐기 때문에 촬영하는 내내 내 자신에게 '박소담 너 왜 이렇게 예전보다 에너지가 좋지 않니, 너 많이 지쳤니'하면서 스스로 번아웃이 온 줄 알고 자책을 많이 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유령' 촬영 내내 4인 이상 집합 금지여서 선배들과 다 같이 속 터놓고 얘기할 자리도 없었고, 촬영하면서 혼자 많이 힘들어했었다. 근데 그 힘든 촬영이 다 끝나고 이해영 감독이 '소담아, 어땠어?'라고 물어봤는데 제가 그때 또 울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또 "사실 저는 당시 너무 잘 못해낸 것 같아서 죄송했다"며 "선배들하고 작업할 수 있어서 그저 행복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박소담은 "제가 당시 땅굴 파고 들어갈 때 이하늬 선배가 계속 저를 끌어내 줬다. '우리 소담이, 우리 소담이 힘내야지, 우리 소담이 잘하고 있어'라면서 힘이 됐다"고 이하늬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유령' 유리코 역 열연한 배우 박소담
'유령' 유리코 역 열연한 배우 박소담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이후 이해영 감독과 다시 한번 호흡한 박소담은 "감독님이 저에게 '미친 텐션' 한번 해보자. 소담아'라고 연락을 주셨는데, 진짜 감사드린다. 당시 저는 도대체 '미친 텐션'이란게 뭘까? 하면서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다양한 걸 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유령'의 출발점을 알렸다.

박소담은 '유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저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캐릭터들이 너무나 다 하나하나 기억에 남았다. 그래서 이 그림이,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갈지 그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가 매번 기대됐다"며 "선배님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고, 시나리오를 다 읽었는데, 그 배우들과 캐릭터가 딱 떠오르는 순간 너무 뭉클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 유리코 잘 해내고 싶다'라는 욕심이 확 생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번 "이해영 감독이 저한테 연락하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박소담은 건강 상태를 묻자 "아직 완치라고 얘기하기는 좀 조심스럽다. 약도 꾸준히 계속 먹어야 한다. 그래도 이렇게 일상생활도 하고 저의 목소리도 어느 정도 돌아와서 정말 다행히도 제가 아픈 걸 바로 알기 직전에 조직 검사 결과 기다리는 2주 안에 '유령' 후시 녹음을 해서 제가 유리코의 성량을 마무리하고 딱 수술을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였다.

"오늘도 아침 7시에 필라테스를 다녀왔다. 이렇게 모든 정신을 깨우고 제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제가 다양한 걸 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게 지금 제일 첫 번째인 것 같다. 보이스 훈련, 신체 훈련을 하면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소담은 갑상선 유두암 수술 후 혼자 보낸 회복기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저 스스로 제게 투자하는 시간이 없었다. 작품을 위해서만 달려 나가다가 아픈 덕분에 멍을 때리는 시간을 가졌다. 어떻게 살아왔고, 주변에 감사한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무서워서 혼자 해외여행을 안 해보면 두려운 부분이 있는데, 혼자 34일간 여행을 다녀왔다. 유럽 바르셀로나부터 스위스, 런던에 가기도 하고 아이슬란드에서 오로라까지 보고 왔다"며 "런던 방문 때는 영화제 중인 배우 이정은 언니, 봉준호 감독과 식사도 했다"고 전했다.

박소담은 "정말 비워내는 작업이라는 게 뭔지를 처음 알게 됐다. 제가 여행을 하면서 저는 여행을 간다는 게 에너지를 쓴다고 생각했었다. 이게 충전이 된다는 생각을 전혀 못 했었는데 전에 선배들이 '소담아, 잠깐이라도 나갔다 와, 너 좀 쉬어야 해'라고 했던 말이 당시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 '검은 사제들' 때도 김윤석, 강동원 선배가 '너 어차피 머리도 빡빡이고, 아무것도 못 하니까 지금 나가야 해'라고 조언해줬다"고 웃었다.

그는 "외국 분들이 '기생충' 이야기도 하고, '청춘기록',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도 많이 보셨더라. 그때부터 이제 얼굴에 뭘 좀 바르고 다니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에서 화장품을 사서 제 최대한 열심히 할 수 있는 한 화장을 하고 다녔다"고 말해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면서 "몸 괜찮냐고 물어보는 분들, 혼자 왔냐는 질문을 제일 많이 받았다. 그분들이 제 사진을 찍어줬다"며 해외 인기를 실감한 이야기도 전했다.

박소담은 "여행 당시 한국분들 만나서 같이 밥도 먹고 제가 너무 감사했던 게 '유령'이고 계속 이 영화로 가득 차 있었는데, 같이 식사한 한국분들에게 '너희 내가 유령 시사회 초대할게'라고 하며 5명 초대했는데, 다 와서 영화를 봤다"고 여행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박소담은 "정해진 계획 없이 34일 동안 혼자서 정말 핸드폰이 터질 정도로 많이 담아왔다. 아직 정리가 안 돼서 공개를 못 하고 있지만 '유령' 홍보가 끝나는 대로 정리해서 업로드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행은 최대한 공유해보려고 한다"며 여행기 '우당탕탕 박소담' 공개를 예고했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 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다.

'유령'은 오는 18일 개봉된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home 권미성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