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토연구원 부원장, 숙소 화장실에서 내연녀인 여직원이 쓰러지자…
2023-01-19 11:02
add remove print link
뇌출혈 내연녀 4시간 동안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
고등법원에서 징역 8년 선고받자 “억울하다” 상고
뇌출혈은 뇌혈관 벽의 약한 부분이 터져 출혈이 생김으로써 발생하는 뇌혈관 장애다. 상고란 고등법원이 제2심 또는 제1심으로 선고한 종국판결(소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종결하는 판결)에 대한 상소를 뜻한다.
A씨는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정재오)가 살인 혐의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자신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18일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A씨는 2019년 8월 16일 세종에 있는 자신의 숙소 화장실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40대 내연녀 B씨를 4시간가량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국토연구원 부하직원이었다.
A씨는 자기 집에서 병원까지 10분 거리임에도 B씨를 차로 옮기고선 한참 뒤에야 병원을 찾았다. B씨는 결국 숨졌다.
A씨는 “B씨와 내연관계가 아니며 따라서 구호의무도 없다”며 “구호의무를 하지 않은 것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구호하지 않은 사실을 비난하면서도 A씨 행위와 B씨 사망의 인과관계가 완벽하게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둘의 관계가 내연관계나 이에 준하는 신뢰할 만한 관계였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A씨가 관계가 들통날 것을 염려해 119 신고 등 간단한 구호조치조차 실시하지 않고 피해자를 승용차와 주차장에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응급실에서 제때 치료를 받았으면 목숨을 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A씨가 미필적 고의로 피해자의 사망을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한편 국토교통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은 국토자원의 효율적인 이용 개발 보전에 관한 정책을 종합적으로 연구함으로써 국토의 균형발전과 국민생활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1978년에 설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