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밥 챙겨줘도 된다 vs 안된다…뜨거운 논쟁 벌어졌다

2023-01-3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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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새덕후, TNR 무용성 주장
동물권 단체 팀캣 반박 나서

야생 조류 촬영 전문 유튜버 '새덕후'가 TNR(중성화 수술 후 방사)이 사실상 개체수 감소에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며 길고양이와 공존을 꿈꾸는 이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동물권 단체 팀캣은 성명을 내고 반박에 나섰다.

길가에 고양이 밥이 놓여 있다. / 이하 유튜브 '새덕후'
길가에 고양이 밥이 놓여 있다. / 이하 유튜브 '새덕후'

새덕후는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고양이만 소중한 전국의 캣맘 대디 동물보호단체 분들에게'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새덕후는 "자신을 고양이를 10년째 키우고 있는 집사"라고 소개하며 "특정 단체 및 사람을 비방하거나 고양이 혐오범죄 조장을 위한 영상이 아니다"라며 온라인에서 정설처럼 퍼진 잘못된 정보들을 바로잡기 위해 영상을 올린다고 밝혔다.

그는 길에서 고양이를 키워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도시 하천에 야생 너구리가 출몰해 사람과 반려견 등을 공격한 사건을 꺼내며 "서식지 감소의 문제도 있지만 핵심적인 원인은 하천에 놓인 고양이 사료"라며 "고양이 사료를 길거리에 뿌려 놓으면 주변 야생동물을 끌어모은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즉 길에서 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면 야생 동물이 도시에 자주 출몰하게 돼 질병 감염, 사고 등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어 "길이나 주차된 차 주변에 놓인 사료에 고양이가 모여 수면을 방해하거나 엔진룸에 들어가 사고를 일으키는 등 사람들에게 피해를 미치기도 한다"고 했다.

새덕후는 길고양이와 공존할 인도적인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는 TNR에 대해 “개체수 감소에 과학적 근거가 없는 예산 낭비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고양이의 번식 속도는 빠르다. 생후 4~6개월부터 첫 발정기가 오고 계절을 가리지 않고 연중 2~4회까지도 번식이 가능하다. 새끼도 3~9마리까지 낳기도 한다"며 "TNR로 개체수 감소를 보려면 매년 고양이 개체군의 75% 이상을 해줘야 한다"며 해외 연구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이어 "TNR은 제한적이다"라며 몸무게, 임신 여부, 계절, 날씨 등 고려 요소가 많다고 덧붙였다. 결국 TNR로는 고양이의 번식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고양이는 숲이나 길거리가 아닌 집 안에 있어야 하는 반려동물이다. 고양이 보호 활동의 방향을 바꿔야 할 때다. 책임질 수 없다면 고양이들을 위해서라도 밖에서 밥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양이 학대 추적단체 '팀캣'은 29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새덕후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팀캣이 29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통해 반박문을 게시했다. / 팀캣 공식 인스타그램
팀캣이 29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통해 반박문을 게시했다. / 팀캣 공식 인스타그램

팀캣은 "새덕후는 보호받아야 할 야생동물이 오직 '새' 뿐이며 다른 야생 동물은 굶어 죽어도 된다는 모순적이고 뒤틀린 논리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단체는 "정작 도심으로 내려오는 야생동물들은 인간들의 무자비한 착취로 인해 산에서 얻을 먹이가 충분하지 못하여 내려온다. 결국 인간 때문에 피해를 본 야생동물들이 먹이를 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도심으로 내려와 죽거나 길고양이 밥자리 또는 음식물 쓰레기를 찾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밥 줄 거면 집에 데려가서 키우라는 부분은 가장 우스웠던 부분이다. 지금도 케어테이커들이 고양이 임시 보호와 입양, 구조를 하고 있다. 새를 그렇게 좋아하면 전부 잡아다가 키우면서 관찰하라는 것과 같은 이론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중성화 사업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 개체수 감소에 효과를 봤다는 기사를 인용하며 TNR의 효과를 주장했다. 팀캣이 공유한 기사에 따르면 2013년 25만 마리가량이던 고양이는 중성화 사업 후 2019년 11만 6000마리로 줄었다.

단체는 "새 애호가적 시선으로 만든 논리 없는 영상을 환호하고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유감을 표했다.

home 김정아 기자 story@wikitree.co.kr